[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질 듯하다.
'천재 타자'가 LG의 난공불락 외야진을 흔들 태세다. 2년차 포수 김범석이 호쾌한 타격으로 LG 타선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 후반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더니 선발로 나와 대형 사고를 쳤다.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에 모두 선발출전, 1차전에선 역전 만루포를 쏘아올렸고, 2차전에선 3안타로 팀의 무승부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범석은 SSG 왼손 선발 김광현이 나선 1차전에선 6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6-8로 추격한 7회초 2사 만루서 노경은의 슬라이더를 밀어 우측 담장을 넘는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데뷔 첫 만루포. 이 한방으로 LG는 2-8로 뒤지던 경기를 10대8로 뒤집는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2차전에서도 김범석은 상대 투수가 왼손인 오원석이라 3번-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1회초 중전안타를 친 김범석은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쳤다. 그리고 4-5로 뒤진 9회초 마무리 문승원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후 대주자 최승민으로 교체됐고, 최승민이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출한 뒤 문보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5-5 동점을 만들었다. 김범석의 안타가 동점을 만드는 시발점이 됐다. LG는 2차전을 5대5 무승부로 마쳤다. 1,2차전 모두 질 수도 있었지만 김범석의 활약 덕분에 1승1무로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하루 2경기를 뛴 김범석은 8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김범석의 타격감은 그야말로 절정이다. 5경기에 출전해 12타석 11타수 6안타로 타율 5할4푼5리, 1홈런과 6타점을 올렸다.
현재로선 상대 왼손 투수가 나올 땐 선발로 나오는 것은 확실한 상황. 염 감독은 "왼손 선발이 나올 땐 상대 성적과 최근 컨디션을 고려해서 가장 안 좋은 타자를 쉬게해 주고 김범석을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김범석이 계속 이런 타격을 한다면 김범석의 출전이 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우투수가 나올 때도 김범석이 출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범석이 아직 포수로 선발 출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 훈련이 필요하다. 현재 선발로 출전할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수 정도. 김범석이 선발 출전하려면 지명타자 혹은 1루수로 나서야 한다. 김범석이 선발로 나서면 결국 지명타자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데 그러면 김현수-문성주-박해민-홍창기의 4명의 외야라인 중 1명은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김범석이 평화롭던 LG 외야라인에 긴장감을 주기 시작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