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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보낸 699일, 감격의 복귀, 149km를 찍었다...'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699일. 거의 2년 여만에 선 마운드. 낯설 법 했지만, 마운드에 오른 KT 위즈 투수 박시영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1⅓이닝 무실점. 직구 최고구속 149km. 감격적인 복귀전이었다.

박시영은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7회 팀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번째 투수 이채호가 1-3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적시타를 맞았다. 위기를 넘겨야 하는 상황. KT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박시영이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2사 1, 2루 위기서 강타자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8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2사 후 도태훈에게 볼넷 1개를 내줬지만, 범타로 무난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박시영의 호투 속에 KT가 역전까지 성공했다면 좋았겠지만, 9회 1점 추격에 그치며 2대3으로 패해 빛이 살짝 바랬다.

그래도 박시영 개인에게는 엄청난 의미의 경기였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16년부터 필승조로 활약한 그는 2021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 시즌 홀드 12개를 기록하며 주축 투수로 우뚝 서며 창단 첫 통합 우승에 이바지 했다.

하지만 2022 시즌 박시영은 시련을 맞았다. 17번째 등판이던 5월12일 KIA 타이거즈전. 경기 도중 팔꿈치가 너무 아팠다. 즉시 검진 후,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복귀를 시도했다. 하지만 복귀를 눈앞에 두고 통증이 재발했다. 또 한번 지루한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흐른 시간이 무려 699일. 우여곡절 끝에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주무기인 강력한 직구, 슬라이더를 다시 뿌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KT는 시즌 초반 충격적인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년간 슬로스타터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처참하게 최하위로 처질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믿었던 마무리 박영현과 필승조 손동현이 구위 저하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여파가 크다.

그런 가운데 싱싱한 공을 뿌리는 박시영이라도 돌아온다면, KT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박시영은 복귀전을 치른 후 "재활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선수가 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도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재활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복귀를 준비하다 다시 재활에 들어갔을 때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제대로 몸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시영은 복귀전 구위, 투구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면서 "구속은 신경쓰지 않았다. 로케이션이 잘 이뤄졌다. 수비수들의 도움도 있었다. 오늘처럼 꾸준히 던지면 계속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