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초반 행보는 분명 독특하다.
홍창기-박해민-김현수-오스틴-문보경-오지환-박동원-문성주-신민재 등 주전 9명의 타자가 일주일 내내 선발로 나와 거의 교체도 없이 출전한다. 가끔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로 교체되는 정도다. 어느 경기는 9명이 교체없이 끝까지 뛰기도 한다.
LG 염경엽 감독은 시즌 전부터 4월 한달 정도는 주전을 풀 가동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기 때문에 4월 한달 동안은 주전들 위주로 경기를 할 계획이다. 선수들에게도 시즌 전에 통보를 해서 체력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했다.
NC 다이노스, KT 위즈와 만난 지난주에도 LG는 9명이 거의 모든 경기를 뛰었다. 그런데 접전이 많았고, 그에 따라 연장 승부도 두번이나 치렀다. 당연히 경기 시간도 길었다. 2일 NC전(5대7 패)은 3시간 44분이나 걸렸고, 11회 연장 경기를 한 4일(8대7 승)엔 4시간 16분을 뛰었다. 5일 KT전(7대8 패)도 10회 연장을 하느라 4시간 4분 동안 경기를 했고, 일요일인 7일(16대7 승)엔 타격전이 펼쳐지면서 3시간 48분을 기록했다. 3시간 이내 경기는 3일(5대0 승)의 2시간 48분과 6일(8대4 승)의 2시간 56분이었다.
6경기의 총 시간은 21시간 36분.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36분에 달한다.
올시즌 연장을 포함한 각 팀 별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0분. LG는 경기당 26분 정도를 더 했다는 뜻이다. 2시간36분을 더 치렀는데 이는 빠르게 치르는 1경기 정도의 시간이 된다. 특 지난주 풀타임을 뛴 LG 선수는 거의 7경기를 뛴 셈이라는 뜻이다.
지난주 6경기를 한번의 교체 없이 뛴 선수는 딱 1명. 바로 문성주였다. 홍창기와 박해민은 6경기 내내 뛰다가 7일 8회말에 대주자로 처음 교체돼 잠깐 휴식을 취했고, 오지환은 9회초에 구본혁으로 교체되면서 드디어 쉴 수 있었다. 문보경과 오스틴도 경기 후반 한차례 대주자 교체됐을 뿐이었고, 신민재는 3일 NC전부터 5경기를 모두 다 쉬지 않고 뛰었다. 박동원은 체력적인 부담이 더 큰 포수인 관계로 7일 경기에서 유일하게 선발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했다.
지명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수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수비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 상황.
이렇게 뛰어도 되나 싶지만 염경엽 감독은 "그래서 체력 관리를 위해 주전들의 훈련 시간을 줄였다. 훈련을 하지 않고 경기에 뛰게 하는 것"이라며 "5월이 되면 상황에 따라 관리를 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훈련을 줄이면 체력이 세이브가 된다"면서 "대신 훈련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 선수도 있기 때문에 선수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5경기 내내 뛰면서 힘들 법도 했던 상황. 전날 야간 경기를 하고 7일엔 낮 경기라 더욱 힘든 날이었는데 LG 선수들은 16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16대7 대승을 거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