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초반 판도?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코치, 프런트로 시작해 감독, 단장까지 역임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이다. 지난 시즌에는 29년 만에 감독으로 LG의 한을 풀어주며 '명장' 반열에 확실히 올랐다.
특히 야구계 판세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감독들은 다른 팀에 대한 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염 감독은 다른 팀에 관련된 것이라도 자신의 철학에 비추어 많은 의견을 준다.
2024 시즌 KBO리그는 초반부터 반전의 재미를 주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LG, KT 위즈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했다. 그런데 LG는 하위권 후보라던 키움 히어로즈에 위닝 시리즈를 내주더니, 2일 NC 다이노스에까지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LG는 양반이다. KT는 죽다 살아났다. 개막 후 1승7패 꼴찌로 떨어졌다 2일 강호 KIA 타이거즈를 겨우 이겼다.
최고의 화제는 한화 이글스다. 7연승을 달렸다. 한화가 개막 후 8경기 7승1패를 한 건 무려 32년 만이라고 하니 대전이 난리가 났다. 2일 롯데 자이언츠전 0대1로 석패하며 연승이 끝났지만, 한화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키움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안우진(입대) 최원태(LG) 등 투-타 주요 전력들이 다 빠지며 '1약' 후보로 꼽혔다. 사상 첫 100패 시즌을 만드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다. 개막 4연패를 할 때만 해도 암울했다. 하지만 이후 반전의 3연승으로 판을 뒤흔들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들. 염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염 감독은 "예상한대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다는 것.
이어 "한화가 7연승까지 할 걸 예상했나"는 질문에는 "분위기를 타면 추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LG는 개막 2연전 상대가 한화였다. 류현진도 상대했다. 염 감독은 전력 분석에, 이 2경기를 통해 한화의 저력을 느꼈다.
이어 키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충분히 경쟁력 있다. 지금 타선이 절대 나쁘지 않다. 선발 싸움만 된다면 키움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특히 후라도, 헤이수스 두 외국인 선발이 나쁘지 않다. 하영민도 올해 잘할 것이다. 구종도 많고, 싸움닭 기질도 있고, 운영 능력도 갖췄다"고 했다. 하영민은 염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 감독 시절 직접 발굴해낸 선수다.
염 감독은 "올해는 만만하게 볼 팀이 전혀 없는 시즌이다. 순위 싸움이 굉장히 타이트할 것 같다. 감독들이 힘든 시즌이 될 수 있다. 조금만 삐그덕거리면, 다시 치고 올라오기 쉽지 않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 있던 팀들이 전력 보강을 하고, 매우 강해졌기 때문에 승수를 쌓기가 어렵다. 잘 버티다 조금씩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꼴찌에서 2위까지 오른 'KT의 기적'이 올해는 어떤 팀이라도 재현하기 힘들 거라는 얘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