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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깜짝 놀래킬 기회였는데...류중일 감독은 왜 9회 번트를 안 댔을까 [고척 현장]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번트 생각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류중일 감독은 왜 번트를 대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스타 군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맞아 석패했다.

대표팀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에서 0대1로 졌다. 1회 문동주의 폭투 실점이 샌디에이고의 결승점이 됐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기에,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고전할 걸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표팀 투수들이 '미친 호투'를 연이어 보여주며 경기는 박빙으로 흘렀다. 1회 실점 외 큰 위기도 없이 경기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0-1로 뒤지던 대표팀의 9회초 마지막 공격. 샌디에이고는 마무리 후보 로베르트 수아레스를 올렸다. 그런데 수아레스가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고, 문보경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무사 1, 2루 천금의 찬스.

타석에는 박성한이 있었다. 일단 동점을 만들고, 역전까지 노려보려면 번트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강공을 지시했고, 박성한이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작전 수행이 좋은 박성한이기에 번트 지시만 했다면 1사 2, 3루가 될 수 있었다. 류 감독은 왜 번트를 시키지 않았을까.

경기 후 인터뷰에 참석한 류 감독은 "솔직히 번트 생각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스페셜 매치, 평가전이기에 강공으로 가 선수들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었다. 이런 기회에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들 공을 치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를 잡고, 명장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찬스였지만 그저 선수의 성장과 한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한 결정이었다.

류 감독은 "내일 LA 다저스전도, 투수들이 오늘같이 잘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대표팀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4대3으로 대파한 다저스와 2차 평가전을 갖는다. 선발은 곽빈(두산)이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