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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는 플레이 후에 하자' 논란의 '피치클락'. 불평, 불만만 말할 때 염갈량은 해결책을 생각했다.[대구 코멘트]

[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 우려했던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는 별 불만이 없다. 오히려 전반기에 시범운영을 하고 이후 1군 도입 시기를 논의하기로 했던 피치클락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지난해 도입한 뒤 경기당 무려 24분(3시간4분→2시간40분)을 단축하는 엄청난 효과를 보자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16분(9회까지 3시간 12분)인 KBO도 전격적으로 도입을 검토했고, 퓨처스리그에서는 곧바로 도입을 하고 1군에서는 시범 운영을 하기로 했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땐 18초, 주자가 있을 땐 23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하고, 타자는 8초를 남기고 타석에서 타격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피치클락의 주요 내용이다. 이를 어기면 수비측엔 볼, 타자측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시범운영이라 피치클락을 어기게 되더라도 경고만 주어질 뿐 실제로 볼이나 스트라이크의 제재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현장의 감독, 선수들 중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O가 예전부터 피치클락 도입에 대해 얘기를 했고, 구단과 논의를 거쳐왔고, 감독들과도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제와서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경고만 주어질 뿐 제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지금은 시범경기다. 시범경기를 통해서 피치클락의 운영에 대해 고쳐나가야할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서로 논의를 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경우 시범경기 첫 날인 지난 9일 KT 위즈와이 시범경기서 선두 타자인 포수 박동원이 장비를 풀고 나가느라 2분의 이닝 교대 시간 이내에 타석까지 가지 못하는 바람에 경고를 받자 "포수가 선두타자로 나갈 때는 시간을 좀 더 주면 좋겠다"라는 제안을 했다. 이에 KBO는 "운영 규정에 따르면 심판은 재량에 따라 상황에 따른 조정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루상에서 이닝을 마친 포수의 장비 착용 시간, 수비를 마친 포수가 이닝 선두 타자의 경우, 장비 해체 시간에 따라 심판은 피치클락 시작, 종료 또는 재설정할 최종 권한이 있다"라고 답변을 했다.

최근 감독들이 불만을 보이는 것 중 하나는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을 때 피치클락에 걸렸다고 주심이 경고를 줄 때다. 이는 경기의 흐름이 끊기고, 투수 역시 투구를 준비했다가 경고를 듣고 다시 준비해서 투구를 해야 한다. 시간을 줄이자는 취지의 피치클락인데 오히려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자칫 투구를 하려다가 주심이 경고를 하려 경기를 중단시킬 경우엔 투수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염 감독은 "경고는 플레이를 한 뒤에 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피치클락은 시범 운영이다. 위반한 것을 알려만 주면 되기 때문에 투수가 위반했을 땐 투구가 끝난 뒤에 알려 주고, 타자나 포수가 위반했을 때도 플레이가 끝난 뒤에 통보를 하면 경기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LG 김대현의 경우 11일 삼성전서 6회말 류지혁에게 초구를 던질 때 피치클락을 다 쓰자 마자 발을 들어 공을 뿌렸다. 이때 오훈규 주심은 김대현이 공을 던진 뒤에 피치 클락 위반 경고를 했다.

염 감독은 피치컴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투수가 포수 사인에 고개를 두번 이상 흔들면 피치클락을 거의 지키기 힘들 수 있다"면서 "그럴 때 피치컴으로 투수가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포수에게 바로 알려주는 게 시간을 줄이는데 필요하다"라고 했다.

KBO가 피치클락의 규정에 대해 실무자들과 함께 정했지만 실행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불리한 면을 발견하고 고칠 부분을 고쳐가야 정규리그에서 매끄럽게 규정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시범 운영을 하면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피치 클락에 적응을 하고, 피치컴을 도입해 적응 기간을 거치면 빠르면 후반기, 아니면 내즌 시즌부터는 1군에도 정식 도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