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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잔 참으면, 야구 1달 볼 수 있다...야구팬 지갑 열릴까, 안열릴까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팬들의 지갑은 열릴까, 열리지 않을까.

월 5500원. 애매한 액수다. 요즘 물가로 커피 한 잔 값이다. 이 정도는 쓰는 게 어렵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왜 여기에 돈을 투자해야해'라는 생각이 들면, 5500원도 아까운 액수일 수 있다.

2024 프로야구. 돈 내고 봐야 하는 세상이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OTT 플랫폼 '티빙'과 2024 시즌부터 3년 간의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티빙이 TV 중계가 아닌 휴대폰과 컴퓨터 등 온라인 중계 독점권을 갖게 된 것이다.

KBO는 지난해 말 우선 협상자로 티빙을 선정했고, 협상을 마쳤다. 이번 계약으로 KBO는 3년 간 총 1350억원(연 평균 450억원)을 받게 된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유무선 중계권 금액 기록이다.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 간 총 1100억원(연 평균 220억 원)보다 연 평균 금액이 2배 이상 증가한 초대형 계약이기도 하다.

티빙은 이렇게 공격적인 투자를 했으니, 지금부터 돈을 벌어야 한다.

유료화는 어느 정도 예고 됐었다. 시대의 흐름이다. 돈을 내는 대신, 팬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뚜껑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티빙은 하이라이트와 분석 프로그램 등을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핵심은 40초 이내의 동영상을 일반 팬들이 자신이 원하는 플랫폼에서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쇼츠의 시대'에 젊은 팬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핵심 포인트다.

일단 4월 한 달은 무료 서비스다. 5월부터 돈을 내야 한다. 그 때가 돼야 이번 변화의 성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판도를 예측하기 힘들다.

일단 야구팬들의 대체적인 정서는 부정적이다. '공공재' 성격의 야구를 즐기는 데 많든 적든 왜 돈을 내야하냐는 것이다. 적게는 몇 년, 많게는 십수년 휴대폰을 통해 '공짜'로 야구를 보던 팬들 입장에서는 일단 부정적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결국은 KBO리그라는 콘텐츠가 '보고싶은' 콘텐츠가 되느냐, 아니냐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다면 소비자는 지갑을 연다. 한 달에 5만5000원이라면 엄청난 고민이 되겠지만, 언급했듯 '커피 한 잔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결제를 할 가능성도 생긴다.

올시즌 7달을 본다 해도 3만8500원이다. 티빙은 야구 외 다른 TV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으니 이득이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야구로 유입될 새로운 고객의 핵심은 결국 '야구'다.

5500원이 크지 않다고 해도, 티끌 모아 태산이다. 500만명이 5500원씩 내면 그것만 총 275억원이다. 더 비싼 요금제도 있고, 500만명보다 많은 사람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할 수도 있다. 모바일 등에서 야구를 즐기는 방식의 변화. 벌써부터 결과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