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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2년, 부활 노리는 강백호의 승부수 '다시 외야수로' 그런데 현실은? [스캠 현장포커스]

[기장=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강백호는 어떤 포지션으로 부활에 성공할 것인가.

KT 위즈의 '아픈 손가락' 강백호. 2018년 입단 때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은 스타였다.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고졸 신인이 데뷔 시즌 29홈런을 쳤다. 야구 스타일이 거침 없었고, 엄청난 파워와 의외로 정교한 타격에 미래 KT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린 선수의 야구 인생에 굴곡이 심했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1년 늦게 치러진 도쿄 올림픽 더그아웃 '껌 사건'이 시작이었다. 슬럼프의 시작이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발가락 골절상을 당하며 장기 결장했다. 그 여파로 연봉이 대폭 A였는데, 시즌 후 스프링캠프 전까지 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다 질타를 받았다. 지난 시즌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아리랑 송구'와 공황장애 여파 등으로 또 시즌을 절반 가까이 날렸다.

그래도 2024 시즌을 앞두고는 반등의 조짐들이 많다. 일단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마음의 짐을 덜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KT 나도현 단장도 강백호에 힘을 실어줬다. 사실 기록만 보면 지난해 절반 가까이 깎인 연봉이, 또 그만큼 비율로 떨어져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KT는 강백호의 연봉을 2억9000만원으로 동결시켜줬다. 기살리기 차원이었다.

강백호로서는 이번 시즌 부활이 중요하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라이벌이자 1년 선배였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천문학적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큰 무대 꿈이 없을 수 없었던 강백호도 다시 성과를 보여줘야 해외 팀들의 관심을 다시 살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아니더라도 지금부터 꾸준히 스탯을 쌓아야 FA, 비FA 다년계약 '대박'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강백호도 승부수를 던졌다. 이강철 감독에게 외야수로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수비가 안되는 반쪽 선수는 아무리 방망이를 잘쳐도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대 야구에서는 지명타자 자리에 한 선수를 박아놓고 쓰는 팀이 거의 없다. 선수들 체력 관리를 위해 돌아가며 타격이 좋은 선수들을 배치한다.

문제는 현재 강백호의 입지가 매우 애매하다는 것이다. 외야 수비가 불안해 2020 시즌을 앞두고 1루로 전향했다. 그러나 1루 수비도 한계가 있었다. 베테랑 박병호가 주전 1루수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한 이유다. 그래서 이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1루 백업으로 문상철을 준비시키고 있다. 이제 강백호가 1루수로 뛸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 시즌은 1루수-우익수-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들어갔었다.

그렇다면 외야에는 자리가 있을까. 중견수 배정대는 고정이다. 리드오프로 신분이 격상됐다. 돌아온 '전설의 MVP' 로하스도 거의 붙박이 우익수로 나갈 것이다. 좌익수는 테이블세터 김민혁의 차지다. 현 상황에서는 로하스가 쉴 때, 우익수 자리에 가끔 들어갈 수 있는 정도다. 외야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결국은 지명타자다. 그런데 이 감독이 고민 없이 오더에 강백호 이름을 채워넣으려면 방망이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아니면 컨디션, 상대 등에 맞춰 지명타자 자리는 다른 선수가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강백호가 빠졌을 때 맹활약 한 문상철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박병호도 이번 시즌은 지명타자 출전 경기수를 늘리고 싶어 한다. 박병호도 이제 38세다. 체력 관리가 분명히 필요하다. 박병호가 지명타자로 나가면, 문상철이 1루로 뛴다고 할 때 강백호는 로하스와 경쟁을 해야한다. 주전으로 못 뛰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기장=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