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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된다. 신인인데 애리조나 가이드 자처. '공부하는 야구선수'의 똑 부러진 인터뷰. '스플리터가 내 주무기'[공항 인터뷰]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공부하면서도 야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LG 트윈스의 신인 투수 진우영(23)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각오를 밝혔다. '공부와 야구를 함께 할 수 있는 학교'를 표방한 글로벌선진학교 출신 첫 KBO리그 입성자다.

글로벌선진학교는 최향남 감독을 선임하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최근엔 등록선수 부족으로 대회에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으론 진우영이 글로벌선진학교 출신 처음이자 마지막 프로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졸업한 뒤 미국으로 날아갔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루키리그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스플리터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중단됐다. 2021년에 캔자스시티로 돌아갔으나 1년을 쉰 타격이 컸다. 부진했고, 방출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군복무를 마치고 독립리그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2024 드래프트를 준비했다. 지난해 6월 열렸던 KBO 드림컵 독립야구대회에서는 연천 미라클과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대회 MVP에 선정됐었다. 그리고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으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LG는 당시 "체격조건이 우수하고 파워와 탄력성이 좋다. 제구력이 안정적이며 묵직한 구위가 장점으로 향후 즉시 전력감 중간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LG 염경엽 감독은 진우영을 애리조나 캠프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공에 힘이 있고, 변화구도 다양하고 제구력도 크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겨울에 하프 피칭하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포함시켰다"며 "중간 계투 후보로 보고 있다.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1군에 올라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경을 쓰고 인천공항에 온 진우영은 야구공 마크가 있는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어머니의 LG 입단 선물이라고. 글로벌선진학교 출신이라 그런지 안경을 쓰고 나오니 야구 선수보다는 공부하는 대학생의 느낌이 났다.

원래 LG팬이었다고 한다. 진우영은 "예전에는 내 돈을 내고 유니폼을 사 입었는데 이번에 하의까지 줄무늬 유니폼을 입으니 진짜 LG 선수가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며 웃었다. 누구 유니폼을 입었냐고 물으니 이대형과 임찬규의 유니폼이었다고.

자신의 투수로서의 장점을 물으니 "스플리터가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주무기다"라면서 "타자를 상대하는데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는게 내 장점인 것 같다"라고 했다. LG 선배들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은 커브라고. "스플리터 외에 변화구를 찾아야 되는데 커브를 연구하고 싶다. 커브 잘던지는 임찬규 선배님과 켈리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물어보고 배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영어를 잘하는 선수인데다 캔자스시티 시절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했기에 잘 아는 편. 진우영은 "형들이 여가 시간 때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 나는 당연히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영어가 되니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형들이 도움을 청하신다면 당연히 응해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다른 선수들과는 다른 형태로 야구를 해왔고, 우여곡절끝에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공부하면서도 야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보여드리고 싶다"는 진우영은 "그래서 어린 친구들도 꼭 야구만 해서 성공하는게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도 야구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