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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함덕주가 C등급이 아니라니...' 원했던 구단들은 '멘붕' LG팬들은 '환호'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헉, 함덕주가 C등급 아니라 B등급이라니….'

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5일 FA 자격 선수를 전격 공시했다. KBO는 한국시리즈 종료 후 이틀이 지난 15일 FA를 신청할 수 있는 선수들의 명단을 알렸다.

보통 FA는 한국시리즈가 종료되고 5일 후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그리고 신청을 받고 3일 후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틀 후 자격 선수를 공시하게 됐다. 규약을 보면 5일 이내에 하면 되고, 이번 시즌은 종료가 늦은 점이 반영됐다. 또, 5일을 기다리면 신청 기간이 주말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FA 자격 선수는 총 34명이다. FA 등급 별로는 A 등급 8명, B 등급 14명, C 등급 12명이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12명, 재자격 선수는 8명, 이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는 14명이다.

이 선수들이 얼마의 돈을 받고, 어느 팀으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비FA 다년계약 제도 도입으로 인해 '슈퍼스타'급 선수들이 FA 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알짜' 선수들에 대한 구단들의 관심이 더 크다는 소문이다.

그 중심에 LG 트윈스 좌완 불펜 함덕주가 있었다. 2013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함덕주. 와일드한 폼과 화끈한 피칭으로 두산 전력의 핵심이었다.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던졌고 2018 시즌에는 마무리로 27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갑작스럽게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 시즌을 앞두고 양석환과 트레이드가 돼 '라이벌'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러나 부상으로 두 시즌을 거의 날리다시피 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운명의 2023 시즌. 함덕주는 부활을 알렸다. LG 필승조로 57경기를 뛰며 4승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찍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중요한 순간 필승조로 활약하며 통합우승에 공헌했다.

부상 위험이 있고, 두산 시절 구위는 아니지만 함덕주는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을 선수로 꼽혔다.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이 함덕주의 FA등급을 C등급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연봉이 1억원으로 뚝 떨어졌기에 C등급이 될 줄 알았다. C등급은 보상 선수 없이 이적이 가능해 구단들이 부담 없이 '지를 수' 있다. 필승조가 필요한 팀이면 충분히 구미가 당길만 했다. 언론에도 C등급이라고 많이 소개됐고, 심지어 구단 관계자들도 함덕주가 C등급이라며 영입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KBO는 함덕주를 B등급으로 발표했다. 전년도 연봉이 아닌 최근 3년 연봉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기 때문이다.

함덕주가 좋은 투수지만, 보상 선수 유무에 따라 구단들의 전략이 바뀔 수밖에 없다. 경쟁에 달려드는 팀이 줄어들면, 몸값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원소속구단이 협상에서 유리해진다. LG팬들은 함덕주의 B등급 소식을 반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도 비슷한 경우다. 35세 이상이면 무조건 C등급일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35세 규정은 해당 선수가 생애 처음 FA 자격을 갖출 때만 C등급이다. 전준우는 이미 4년 전 첫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기에 B등급으로 분류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