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만화 같은 한국시리즈 3차전이 LG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LG의 경기. LG는 9회초 2사 후 터진 캡틴 오지환의 3점 홈런으로 KT에 8대 7로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9회초 역전을 시켰으나 LG의 승리는 끝까지 쉽지 않았다.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8회말 등판 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고우석은 8회 황재균에게 동점 2루타,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놓였다.
고우석은 후속 타자들을 잡았으나 8회말 5대 7로 팀 패배의 역적이 될 수 있었다. 고우석은 8회를 마치고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9회초 LG는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LG는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타자 박해민과 김현수가 아웃 당하며 승부를 그대로 KT의 승리로 끝이 날것처럼 보였다.
2사 후 복덩이 외국인타자 오스틴이 1볼 2스트라이크 불리한 상황에서 끝까지 유인구를 참아내며 볼넷으로 출루 찬스를 2사 1, 2루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타자는 오씨 형제. 5번 타자 캡틴 오지환. 오지환은 김재윤의 초구 변화구를 지켜보고 2구 145km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월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KT의 마무리 김재윤은 오지환의 타격을 보자마자 홈런을 직감한 듯 마운드에 주저앉았고 홈런을 확인한 오지환은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그라운드를 돌며 LG팬들을 향해 답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9회말 LG는 다시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우석이 2이닝을 마저 책임질 계획이었다. 9회말 선두타자 알포드는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1사 후 대타로 나선 김준태에게 몸에 맞는 볼로 1사 1루, 또다시 대타로 나선 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LG 좌익수 문성주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으나 고우석은 KT 주자들이 연속 출루시키며 또다시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LG는 투구 수가 늘어난 고우석을 내렸다. 이정용을 마무리 투수로 투입했다. 1사 1, 2루에서 이정용의 초구가 빠지며 배정대를 어쩔 수 없이 고의사구로 1루까지 채웠다. 9회말 1사 만루 위기.
한국시리즈 3차전은 8대 7 극적으로 승리한 LG 선수들은 환호했다. 갑작스럽게 9회 마운드에 올라 마무리 역할을 해낸 이정용은 승리가 확정되자 더그아웃을 가리키며 환호했다.
이정용이 가리킨 선수는 다름 아닌 고우석이었다. 마운드를 책임지지 못하고 떠난 고우석을 위로하는 이정용의 세리머니였다. 미안해할 수 있는 고우석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승리가 확정된 그 짜릿한 순간 이정용은 고우석을 가리켰다.
LG는 한국시리즈 3차전 만화 같은 승부를 펼치며 귀중한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부진은 시리즈 마지막까지 숙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