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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시즌도 기대가 된다.' 염갈량이 슬쩍 밝힌 본심. 포크볼 숙제 '참잘했어요' '잠실 예수' 재계약 지수 상승중[잠실 코멘트]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구단과의 심도있는 회의가 필요하겠지만 염경엽 감독의 마음엔 '잠실 예수'가 들어가 있는 듯 하다.

LG 트윈스의 '장수 외인' 케이시 켈리가 내년에도 잠실에서 던질 수 있는 희망을 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슬쩍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의 내년시즌 동행을 밝혔다.

켈리는 7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아쉽게 2대3으로 패했지만 켈리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염 감독은 2차전이 열린 8일 경기전에 1차전을 얘기하며 켈리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을 말했다. 특히 새로 추가한 포크볼에 높은 점수를 줬다. 켈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포크볼을 신무기로 던졌다. 정규리그에선 한번도 던지지 않았던 구종이다. 체인지업을 던졌던 켈리인데 그동안 포크볼을 연마해 연습경기에서 던지며 실전 테스트를 했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진짜 던졌다.

1회초 알포드의 방망이를 이끌어 삼진을 잡아낸 구종이 바로 포크볼이었다. 이날 92개를 던졌는데 포크볼은 3개에 불과했지만 가장 중요하고 부담스러운 한국시리즈에서 포크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염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체인지업이 올해 구종가치가 떨어지면서 염 감독이 켈리에게 추천한 것이 포크볼이었다. 그 숙제를 마쳐 한국시리즈에서 썼으니 어찌 기특하지 않을까. 염 감독은 "시즌 중에 포크볼에 대해 얘기했는데 부담스러워 했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투수코치와 포크볼을 연습했었다. 연습경기서 깜짝 선물이라고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하고 포크볼을 던졌다. 연습경기에서 포크볼로 삼진을 잡으면서 자신감을 가졌고 이번 경기에서 결정구로 썼다"면서 "포크볼을 쓰며 켈리의 삼진 비율이 높아지게 됐다. 포크볼 하나로 한국시리즈의 다음 등판도 기대가 되고, 내년시즌도 기대가 된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내년 시즌"이라고 말했다. '립서비스'일 수도 있고 말을 하다가 잘못 나온 실수일 수도 있지만 염 감독의 켈리에 대한 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만큼 노력하고 팀에 헌신하는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부터 LG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켈리는 올시즌 위기를 맞았다.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다. 동료 아담 플럿코가 17경기서 11승1패 평균자책점 2.21의 호성적을 거둔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팬들의 교체 요구가 있었고,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실제로 교체를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켈리를 믿었고 그 믿음이 후반기에 나타났다. 12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좋아진 성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플럿코가 골반뼈 타박상으로 빠지고 부상 우려로 피칭을 하지 않고 시즌 아웃되는 사이에 켈리는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켈리는 올시즌 178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두산 알칸타라(192이닝) 삼성 뷰캐넌(188이닝) 키움 후라도(183⅔이닝) NC 페디(180⅓이닝)에 이어 5위의 이닝 수였다. 그만큼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팀을 이끌었다. 올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3.83은 분명히 기대에는 못미치는 성적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시리즈까지 끝난 뒤 다각도로 켈리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하고 재계약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한다.

LG가 2차전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5차전까지는 무조건 치러지게 돼 켈리가 한번 더 등판하는 기회를 얻었다. 5차전서 한번 더 호투를 펼치며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다면 내년 시즌 재계약에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