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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만의 대권도전, 잠실벌 수놓을 유광점퍼 물결. 무언가 획기적으로 달라졌다는데...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역대급입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혀를 내두른다. 두손 두발 다 들었단다. 한국시리즈 1,2차전 입장권을 부탁하는 지인들이 너무 많다는 하소연.

한국시리즈 티켓만큼 인기 있는 아이템이 있다. LG의 상징 '유광점퍼'다.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부터 LG 팬들이 난리다. 한때 품절.

지난 4일 잠실에서 진행된 LG의 자체 청백전. 관중에게 무료로 개방된 이날 경기에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유광점퍼를 입고 야구장을 찾았다.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유광점퍼를 입고 노란 응원수건으로 하나가 된 응원전을 펼치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했다.

7일부터 시작되는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관중석은 부쩍 추워진 날씨 속에 거대한 유광점퍼 물결을 보게 될 전망이다. 한국시리즈 유광점퍼 물결은 2002년 이후 무려 21년만이다.

그동안 유광 점퍼도 조금씩 달라지며 변천사를 거쳤다. 29년 만에 우승을 염원하며 유광점퍼를 제작하는 회사는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다. 데상트에 이어 지난해부터 LG 유광점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범 LG가의 스포츠 팀들이 모두 프로스펙스로 공식 스폰서를 바꿨다. 프로축구 FC서울, 남자농구 LG 세이커스, 여자배구 GS칼텍스 등 4개팀이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LG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팬들의 유광점퍼 구매 열기 또한 대단하다. 지난해 유광점퍼 제작 수량은 선수용인 어센틱이 1000장이었고, 일반용(레플리카)이 8600장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어센틱을 지난해의 두배인 2100장을 제작했고, 일반용은 1만1000장을 만들었다. 포스트시즌용으로 1만2000장을 추가 제작했다.

지난해 총 9600장을 제작했는데 올해는 두배가 넘는 2만5100장을 만든 것. 시즌 막판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며 일시적으로 품절사태가 났다.

LG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갑자기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유광점퍼 품절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데상트로부터 유광점퍼를 넘겨 받은 프로스펙스는 긍정의 기운을 담기 위해 전반적 디자인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변화를 추구했다.

데상트의 유광점퍼는 몸통은 검정색, 팔은 빨간색으로 구분이 돼 있었다.

프로스펙스 유광점퍼는 몸과 팔에 모두 빨간색과 검정색이 이어지고, 가슴 위쪽에 흰색 띠를 길게 배치해 시각적 청량감과 시인성을 강조했다.

새 디자인 제품이 출시됐을 당시 기존 디자인에 익숙해 살짝 어색해 했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새 디자인이 보기 편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프로스펙스의 오랜 브랜드의 부활에 힘을 쏟는 LS네트웍스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발전적 재건을 위해 구은성 마케팅·상품 기획 총괄 담당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왔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구 담당은 1987년생으로 2016년 프로스펙스 신발기획팀 MD로 LS네트웍스에 합류했다. 브랜드사업 부문에서 근무하며 젊고 생동감 넘치는 트렌디한 감각을 마케팅에 접목 시키며 브랜드의 창조적 해체와 재구축 작업에 몰두해 왔다. '유광점퍼'는 팬들의 직접적인 평가를 받게 되는 작업이다.

LG 팬들의 사랑 속에 29년 만의 우승 도전길을 함께할 새로운 유광점퍼도 이러한 브랜드 재정립이란 맥락 속에서 탄생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액티브 하고 생동감 넘치는 밝은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데 포인트를 두고 제작했다"며 "밝고 긍정적인 구단 이미지를 주기 위한 변화였다"고 설명했다.

밝은 기운을 담뿍 품은 새 유광점퍼. 의도했던 효과가 현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LG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면 LS네트웍스 프로스펙스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새 유광점퍼는 역사적 상징이 될 수 있다.

당연히 LG 우승과 함께 마케팅적으로도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전망.

프로스펙스는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지난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우승 기념 전 품목 2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29년 만의 LG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젊고 활기찬 이미지로의 변신을 꾀하는 프로스펙스 역시 브랜드 가치 상승을 한껏 기대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