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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골절에 두달간 진통제로 버텼다니...' 4선발→핵심 불펜 컴백. '잘던지면 중요한 선수 되는 것.'[수원 인터뷰]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뜻하지 않은 부상 소식이었다. 4연승을 달리던 차에 갑작스런 갈비뼈 미세 골절.

그런데 두달 동안 아팠단다. 계속 진통제를 먹고 던졌다. MRI를 찍어도 나오지 않았고, 던지면 결과는 좋았기에 계속 등판을 했었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에 5번째 MRI 검사에서 골절이 발견됐고, 가만히 쉬어야 했다.

KT 위즈의 강속구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 얘기다. 지난해 승률왕에 올랐던 엄상백은 올시즌 7승6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6월까지는 기복이 있는 피칭을 보였으나 7월부터 좋아졌다. 꾸준히 6이닝 이상 던지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고, 7월 28일 NC전부터 8월 16일 두산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면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그 승리 속엔 진통제를 먹어가며 던진 고통이 숨어 있었다.

엄상백은 "계속 아팠는데 (MRI) 찍어보면 안나오니까…. 팀은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고…. 참고 던졌다"면서 "등판해서 초반에는 아파서 구속이 잘 안나오다가 몸이 풀리면 잘 나왔다. 그래도 진통제를 달고 살았다"라고 힘든 상황을 전했다.

미세 골절이 발견된 이후 뼈가 붙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도 고역이었다고. "살면서 뼈가 부러진게 처음이었는데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생활 자체가 힘들어서 그냥 누워만 있었다"라고 했다.

이젠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 첫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KT 이강철 감독이 "회전수 등 데이터가 예전 던질 때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더라. 구속만 올리면 될 것 같다"면서 "플레이오프 들어가기 전까지 투구수를 60개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엄상백도 "오랜만에 던졌는데 어색한 느낌은 딱히 없었다"면서 "엄청난 제구는 아니지만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존안에 많이 들어가서 괜찮았던 것 같다"라고 했다.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투입될 예정이다. KT 불펜에서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셋업맨 박영현 손동현과 마무리 김재윤 뿐이다. 이들만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기엔 어려움이 있다, 엄상백이 100개 정도를 던질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기에 중간에서 던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엄상백은 "내가 들어가서 잘 던지면 중요한 선수가 되는 것이고 결과를 못내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는 것이다"라며 "그런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