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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1 승부처]'아니, 못들었어' 창원의 첫가을→극한응원→평범한 뜬공이 2루타 둔갑, 결승점까지...과잉의욕이 부른 대참사

[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참사의 출발. 2루수 강승호의 과잉의욕이었다.

큰 경기 명암은 사소한 플레이 하나로 갈린다. 아프게 절감한 팀, 두산 베어스였다.

선수는 최선을 다하다 저지른 실수지만 프로의 세계는 결과만 남는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두산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9대14로 패했다.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친 두산은 1차전 패배로 단 1경기 만에 근래 가장 짧은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5위팀에 불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말을 비웃듯, 두산은 경기 시작부터 힘을 냈다. 1회 양의지의 선취 타점이 나왔고, 2회에는 김인태의 1타점 2루타가 터졌다. 3회에는 로하스가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갑작스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4회 선발 곽빈이 흔들렸다. 서호철에게 역전 만루포를 허용했고,김형준에게 연속타자 홈런까지 내줬다. 순식간에 NC쪽으로 넘어간 분위기.

NC팬들이 가득찬 원정경기. 정규시즌 막판 힘을 쏟으며 지칠대로 지친 두산. 그대로 무너질 듯 했다. 하지만 두산도 저력이 있었다. 양의지의 적시타와 강승호의 동점타로 다시 5-5 균형을 맞췄다.

사고는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5회말에 터졌다. NC 선두 마틴이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날렸다. 두산 우익수는 이 이닝을 앞두고 대수비로 투입된 김태근. 우익수가 잡으면 될 쉬운 타구였다. 하지만 타구가 높이 떠 체공시간이 길었고, 비거리가 짧았다. 2루수 강승호가 따라갈 여지를 줬다.

김태근이 양손을 벌리며 '마이 볼'을 크게 외쳤다. 하지만 강승호는 듣지 못했다. 계속 공을 따라 김태근에게 접근했다. 결국 마지막 포구순간, 두 사람이 엉켰다. 아무도 잡지 못했다. 평범한 플라이 타구가 2루타로 둔갑하는 순간.(공식 기록은 2루수 강승호 실책) 김태근은 자신의 콜 플레이를 듣지 못했냐고 물었고, 강승호는 들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모습이 TV 중계에 포착됐다. 두 사람이 만난 우익수 쪽은 1루 NC 홈팬들이 집중 배치된 곳이었다.

5회 마운드에 오른 이영하는 이 와중에도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권희동을 삼진 처리하고 김주원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 사이 마틴은 3루까지 진루.

이영하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 타석 만루홈런으로 감이 좋은 서호철에 부담을 느꼈는지, 공을 떨어뜨리려다 공을 땅에 패대기 치고 말았다. 통한의 폭투. 이 점수가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팽팽하던 흐름이 NC쪽으로 기우는 순간. 다시 리드를 잡은 NC는 7회와 8회 두산 불펜을 흠씬 두들기며 승부를 갈랐다.

2루수 중 공격력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강승호.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과잉의욕으로 인한 플레이 하나로 인해 땅을 쳐야했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