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온전치 않은 팔꿈치 상태에도 외야에 남아 수비 훈련을 하고 있던 안권수에게 다가간 전준호 코치는 따듯한 손길로 제자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일본 타카사초-키시중-와세다실업고-와세다대-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어쩌면 한국에서 야구하는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는 안권수. 외야에 홀로 남아 라이브 배팅을 소화하는 동료들의 타구를 잡기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병역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한국에서 야구 생활을 이어가려면 입대해야 한다. 일본인 아내와 어린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안권수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 입대를 선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방출된 안권수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맹활약 중이다.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38안타 2홈런 16타점 20득점 10도루 출루율 0.336. 문제는 팔꿈치 상태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이 돌아다니면서 타격과 수비 시 송구 과정에서 통증을 느끼고 있다.
관리를 받고 있는 안권수는 팔꿈치 상태에 따라 선발에서 제외되면 대주자나 대수비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잠실 LG전 3타수 1안타 2타점 결승타를 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에는 1경기 대주자로만 출전했던 안권수. 경기 전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지 수비 훈련 과정에서 송구는 하지 않고 잘 잡은 타구는 펜스를 향해 가볍게 던졌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아픈 팔을 이끌고 홀로 남아 외야에서 수비 훈련을 하던 안권수에게 다가간 전준호 코치는 다정하게 어깨동무했다. 아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조금이라도 더 하려는 제자가 기특했는지 전준호 코치는 훈련이 끝날 때까지 안권수 곁을 지켰다.
야구를 대하는 간절함. 팔이 아파도 구슬땀을 흘려가며 외야 그라운드를 달리고 또 달린 안권수를 안 예뻐할 사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