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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 쳐다보고 빠던까지 완벽. 한국야구 최적화. 가려운 곳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존재. 얼마만에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인가[잠실 초점]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볼수록 효자손 같다. 팀에 필요한 부분에 딱 들어 맞는 역할을 하고 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년 동안 오는 외국인 타자마다 실패를 거듭했던 LG였는데 3년만에 외국인 타자 다운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다.

오스틴은 18일 현재 타율 3할4푼(53타수 18안타)에 1홈런 9타점 9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 4할9푼1리, 출루율 3할7푼3리로 OPSrk 0.864다.

FA 채은성이 한화 이글스로 떠난 이후 LG는 4번타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오스틴이 그 자리를 채워주면서 LG 타선이 지난해와 같은 탄탄함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1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선 2-4로 뒤진 8회말 1사 2루서 상대 투수 임정호의 127㎞ 몸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자신의 KBO리그 첫 홈런이었다.

그런데 홈런 친 이후의 모습은 마치 한국에서 몇년은 뛰었던 선수같았다.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몇 걸음을 걸은 오스틴은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쥐고 있던 배트를 던지는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김민호 3루 주루코치와는 점프해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쁜 마음을 표출하기도 했다.

팀이 연장에서 4대6으로 패했지만 오스틴은 첫 홈런으로 클러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오스틴은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높다. 채은성이 떠난 뒤 1루수가 공석이었는데 LG 염경엽 감독은 이 자리를 이재원에게 줬다. 이재원을 꾸준히 출전시키기 위해 경쟁자가 많은 외야보다는 1루수가 낫다고 판단한 것. 그런데 이재원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오스틴이 1루를 맡았는데 이재원보다 더 나은 수비 실력을 보였다.

염 감독은 "오스틴이 생각보다 1루 수비가 좋다"면서 "이재원은 돌아오면 외야수로도 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원이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을 하는 만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데 오스틴이 더 나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이재원을 불안하게 지켜보면서 쓸 필요가 없게 된 것. 염 감독은 "요즘은 좋은 왼손타자가 많아 1루도 핫코너다. 큰 경기에서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오스틴을 1루수로 쓰는 일이 더 많을 것 같다"라고 했다.

주루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루는 2번 시도해 1번의 성공을 기록했지만 상황에 따라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으로 선수들과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오스틴은 입단 이후 "외국인 타자 저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 저주를 내가 깨겠다"라고 공언했었다. 현재까지는 그 말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