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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팀 용병과 춤인사+띠동갑 대선배 ‘생일빵’ 선봉, 스무 살 이다현의 유쾌한 배구생활 [인천스케치]

상대 팀 외국인 선수와 춤으로 인사하고, 자신의 롤모델 대선배 '등짝'도 눈치 안 보고 때리는 프로 3년 차 이다현의 올 시즌이 참 보기 좋다.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코트에 나온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선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그중 현대건설 이다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선수들과 반갑게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눈 이다현이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 캣벨을 발견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선수가 동시에 춤을 추며 서로에게 다가가 포옹하는 모습이 보통 사이가 아니다.

사실, 둘은 이미 절친이 됐다. 함께 집에서 밥 먹으며 우정을 쌓은 사이다. 장소는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집. 캣벨이 이다현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렸는데, 야스민의 어머니도 댄스배틀에 합류해 만만치 않은 스웨그를 보여줘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약 2년 반 동안 필리핀에 거주한 이다현의 영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외국인 선수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전혀 없다. 작년 시즌 루소에 이어 올 시즌 야스민과도 코트 안팎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대0(25-21, 25-21, 25-13)으로 격파했다. 양효진이 16득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야스민(15득점), 고예림(8득점), 정지윤(9득점), 이다현(7득점)으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마침 이날은 양효진의 생일. 승리 기념 촬영이 끝나자마자 이다현이 선방을 날렸다. 이다현의 속사포 등짝 스매싱을 신호로 모든 선수의 손바닥이 양효진의 몸을 '강타'했다. 양효진의 표정, 행복하지만 '쫌' 아파 보였다. 배구선수의 손바닥 아닌가.

팀 분위기 책임지는 '젊은 피' 이다현의 올 시즌 활약은 고무적이다. 고교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 왔던 어깨부상에서 벗어났다. 양효진과 함께 주전 센터로 나서며 매 경기 10점 안팎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116득점으로 전체 17위에 공격 성공률은 44.10%로 더 높아졌다. 세트당 블로킹도 0.70개로 전체 5위를 달리고 있다.



양효진 이다현의 철벽 중원, 라이트 야스민의 강력한 파워, 레프트 황민경 고예림 정지윤의 적재적소 활약, 훌쩍 성장한 세터 김다인에 수비요정 김연견까지. 현대건설의 질주가 당연해 보인다.



지난 시즌 최하위가 맞는 기억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시즌 14승(1패)를 거둔 현대건설의 승점은 42점. 2위 GS칼텍스와 11점 차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