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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현 제주 이적, 부천팬들은 왜 화났고 구단은 황급히 입장문을 올렸나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부천FC 팬들은 왜 화가 났고, 구단은 황급히 입장문을 올렸나.

선수 한 명의 이적 결정에 K리그2 부천팬들이 반기를 들었다. 구단은 솔직한 고백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는 6일 부천에서 활약하던 안태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주포지션이 윙백인 안태현은 스리백 전술을 구사하는 제주 스타일상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를 원하는 남기일 감독의 스타일에도 딱 들어맞는다. 윙백 역할 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로도 활약이 가능하고,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까지 소화한다.

프로 무대에서 선수의 이적은 흔한 일. 그런데 이번 이적 결정이 부천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안그래도 지난 시즌 K리그2 최하위에 머무르며 분노가 차올랐던 팬들인데, 불난 집에 불을 부은 격이 됐다.

팬들의 입장은 선수를 이적시킬 수 있지만, 왜 하필 제주행이냐는 것이다.

부천과 제주의 악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천을 홈으로 쓰던 제주의 전신 부천 SK는 2006년 갑작스럽게 연고지 이전을 발표했다. 부천 팬들은 '야반도주'라며 분노를 표출했지만, 제주의 결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부천은 이듬해 시민구단 부천FC를 창단시켰다. 제주가 지난 시즌 K리그2로 강등돼 양 구단의 맞대결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팬들은 선수를 보낼 곳이 없어,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제주 좋은 일을 했냐고 원성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서운할 수 있다.

양 구단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하지만 이적이 성사된 배경이 있었다. 먼저 제주가 안태현을 너무 강력히 원했다. 양구단의 관계를 떠나, 이 선수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접근을 한 것이다.

경쟁팀들이 있었다. 웬만하면 부천이 제주에 선수를 주지 않을 걸 알기에, 방법은 하나였다. 부천의 마음이 흔들릴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 뿐이었다. 다른 구단은 이적 조건으로 선수에 현금을 얹었지만, 제주는 시장 평판 이상의 돈을 부천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도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했다. 구단 운영에 필요한 실탄이 넉넉지 않은 시민 구단. 제주가 주는 이적료가 필요했다. 선수도 다른 팀에서의 도전을 원했다. 안태현 개인이 받는 연봉도 큰 차이는 없지만 다른 구단에 비해 제주가 가장 높게 책정했다.

이에 부천은 곧바로 공식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는 안태현을 제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사정을 자세하게 풀어썼다. 두루뭉술한 사과보다, 팬들에게 확실한 이해를 구하는 쪽을 택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