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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대회에만 50억 적자. 로드FC가 10년째 원주에서 개최하는 이유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10년 출범한 로드 FC는 현재까지 넘버시리즈 58회, 국가대항전인 코리아 대회 3회, 신인들의 무대인 영건즈 대회를 45회 열었다. 지난해 아시아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로 10주년을 맞이, 아시아 종합격투기 역사를 새로 썼다.

수많은 대회를 개최해온 로드 FC는 1회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이후 서울을 주요 개최 도시로 삼았다. 2015년부터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며 글로벌화를 이뤘고, 대구, 여수, 제주도, 창원 등 전국의 다양한 도시에서 대회를 개최해왔다.

여러 개최 도시 중에서 로드 FC에는 원주가 가장 특별하다. 창립자인 정문홍 회장(47)의 고향이자 로드 FC 본사가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12년부터 원주에서 대회를 열며 로드 FC 원주 대회가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단순히 창립자의 고향이라서 대회를 열기엔 사실 재정적인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는 관중 입장 수익이 적을 수 밖에 없는데, 원주는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어 티켓 판매 수익이 더욱 떨어진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규모로 대회를 열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당연히 계산기를 두르려 보면 수억 원의 적자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로드FC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년째 원주에서 대회를 열며 약 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매년 원주 대회 개최를 잊지 않고 있다. 정문홍 회장이 로드 FC를 창립할 때 제자와 후배들이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로드 FC 원주 대회는 강원도 지역 선수들에게 경기 기회를 주는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원주 홍보도 대회 개최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원주에서 열려 전세계로 생중계 되는 스포츠는 로드 FC가 유일하다. 자연스럽게 원주가 전세계로 알려지며, 출전하는 선수들과 지도자, 관계자들이 원주로 오며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자연스럽게 홍보돼왔다. 종합격투기 대축제, 봉사활동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도 로드 FC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원주를 알려왔다.

물론 올해 대회에는 타 국가에서의 입국이 제한돼 국내 거주 외국 선수만이 출전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과 지도자, 스태프들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며, 이전처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어 홍보 루트에 제한이 걸린다. 하지만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원주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

중학교 시절부터 15년 넘게 정 회장과 함께하고 있는 제자 김수철(30·원주 로드짐)은 "나도 원주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원주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크지만, 정문홍 관장님은 원주를 나보다 더 사랑하신다. 어떻게 하면 원주를 더 알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시고, 매년 원주 대회를 개최하려고 하신다. 원주 대회로 인해 원주 로드짐 선수들은 물론이고, 강원도 지역 선수들이 경기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로드 FC는 9월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몰 ROAD FC 059 대회에 타이틀 매치를 2개나 배치하며 대진에 많은 신경을 썼다. 페더급 타이틀전에 '아시아 최강' 김수철과 주짓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박해진이 맞붙고, 여성 아톰급 타이틀전으로는 삼보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박정은과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 심유리의 대결이 준비 돼 있다. 두 경기는 메인 이벤트와 코메인 이벤트로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외에 원주 출신 파이터들과 '소방관 파이터'신동국, '고등래퍼' 이정현이 출전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로드 FC 김대환 대표는 "로드 FC에게 원주는 특별한 도시라서 연례행사처럼 대회를 개최해왔다. 현재까지 원주 대회에서만 50억 원의 적자를 봤고, 코로나 19로 인해 이번 대회도 관중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도 원주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을 위해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