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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만에 터진 이창민의 중거리포, 그 의미가 남다른 이유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창민의 시원한 중거리 골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큰 의미가 있는 이유는?

제주는 2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8라운드 FC서울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 27분 이창민의 그림같은 중거리포가 터진 덕분이었다.

제주에는 천금같은 승리. 승점 31점이 되며 8위가 됐다. 여름철 기나긴 부진으로 강등권까지 떨어질 위기였다. 하지만 이번 달 두 번 만난 서울전에서 승점 6점을 쌓은 게 컸다. 11위 성남FC와의 승차를 5점으로 벌리며 한숨을 돌렸다. 지난 4월21일 서울전 이후 약 4달 만에 홈에서 승리한 것도 기쁨이었다.

그리고 이창민의 골이 터진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창민은 지난 5월8일 수원FC전 이후 시즌 두 번째로 골맛을 봤다. 중앙에서 뛰는 포지션 특성상 다득점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창민의 장기는 누가 뭐라 해도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이다. 그런 이창민의 장기가 실종됐었다. 하지만 이번 서울전에서 다시 돌아왔다.

이창민은 지난 시즌 주장으로 팀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2년 전 충격의 다이렉트 강등을 당해 뒤숭숭했던 팀 분위기를 다잡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당연히 이번 시즌 완장의 주인도 이창민이었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고, 결국 주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리고 그 아픔을 털어내듯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했다.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하는 골이었다. 아무래도 주장으로, 팀 중심으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속 보수적인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있게 슈팅을 때리지 못했다. 공격적인 패스를 전방에 넣지 못하고 옆으로, 뒤로 공을 돌리기에 바빴다. 이창민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줘야 제주 축구도 중심이 잡힌다.

여기에 자신에 이어 새롭게 캡틴이 된 주민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창민이 더 많은 슈팅을 때려야 한다. 주민규는 13골로 라스(수원FC)에 이어 득점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토종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상대 수비진의 엄청난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규가 상대 집중 견제를 피하려면, 중원이든 측면이든 다른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필요하다. 이창민의 슈팅이 무서워 수비들이 올라와줘야, 최전방 주민규에게도 공간이 생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