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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많았던 올스타전, 4가지 포인트 있었다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던 프로농구 올스타전이었다.

프로농구 최고의 축제 올스타전이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올스타전 최초로 팬투표 1, 2위를 차지한 오세근(안양 KGC)과 이정현(전주 KCC 이지스)이 '오세근 매직팀', '이정현 드림팀'의 주장이 돼 선수 드래프트로 선수를 뽑았다. 본 경기 외에도 덩크슛 경연대회, 3점슛 컨테스트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장신 오세근팀 단신 이정현팀에 혼쭐

오세근은 드래프트에서 데이비드 사이먼(안양 KGC) 이종현(울산 모비스 피버스) 최준용(서울 SK 나이츠) 등 장신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뽑았다. 이에 반해 이정현팀은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았다. 2쿼터 굴욕적인 장면이 나왔다. 오세근, 이종현, 최준용 등이 손 높이 공을 들고 상대팀이 터치도 못하게 했다. 양동근(모비스) 김시래(창원 LG 세이커스) 두경민(원주 DB 프로미) 등 가드들이 팔을 허우적대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곧바로 복수를 당했다. 3쿼터 양동근이 매치업된 최준용의 이마에 공을 맞힌 뒤 드리블을 하고 완벽한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다. 양동근은 "2쿼터 장면이 너무 기분이 나빠 뭐라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테크니컬 파울이지만, 올스타전은 아니었다.

본경기도 이정현팀의 117대104 승리. 키 큰 선수들이 가득한 오세근팀은 조직력에서 이정현팀에 밀렸다. 이정현팀 김태술은 "우리 전력이 밀린다고 했는데, 우리는 1쿼터부터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변이 없었던 덩크왕 버튼

올스타전의 하이라이트는 덩크 컨테스트. 특히, 외국인 선수 부문에 역대급 퍼포머 디온테 버튼(DB)가 있어 관심을 모았다. 이변은 없었다. 버튼은 제임스 켈리(LG)와의 결승에서 화려한 앨리웁 윈드밀 덩크와 공중에서 다리 사이로 공을 넣어 덩크를 꽂는 '비트윈더레그'를 성공시키며 우승자가 됐다. 버튼은 덩크 컨테스트 뿐 아니라 본 경기도 실전같이 열심히 뛰어 박수를 받았다.

국내 선수 부문에서는 김민수(서울 SK 나이츠)가 경쟁자들의 부진(?) 덕에 손쉽게 덩크왕 자리에 올랐다. 딸 시은양의 심사위원을 향한 초콜릿 뇌물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부녀의 화기애애한 모습에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3점슛 컨테스트에서는 전준범(모비스)이 테리코 화이트(SK)를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전설의 마지막 올스타전

이번 올스타전은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김주성(DB)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1쿼터 첫 작전타임 때 KBL은 김주성 헌정 영상을 상영했고, 김주성의 자신의 은퇴 기념 유니폼을 KBL 김영기 총재에게 전달했다.

이정현팀 소속으로 3쿼터 출전한 김주성은 김태술(서울 삼성 썬더스)에게 앨리웁 패스를 올려달라는 손짓을 하더니, 기어코 김태술과 호흡을 맞춰 멋진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켰다. 나이가 든 뒤 앨리웁이 아니라 평범한 덩크도 잘 하지 않던 김주성의 의지에 뒤따르던 최준용은 깜짝 놀란 듯 입을 벌리고 그 장면을 바라봤다.

김주성은 4쿼터 중반에도 경기에 출전하며 팬들과 인사했다. 3점슛 3개 포함, 13득점을 했다.

▶숨은 MVP 최준용

최준용은 평소 쇼맨십이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올스타전에서 그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덩크 컨테스트 예선에서 현란한 춤사위로 이목을 집중시킨 최준용은 본 경기와 행사 내내 '신스틸러'로 주목을 받았다. 양동근의 '이마 드리블'의 피해자가 됐고, 압권은 몰래카메라였다.

최준용은 눈을 가리고 외제자동차 상품이 걸린 하프라인슛을 시도했다. 안들어가도 장내 모두가 성공한 것처럼 연기하기로 합의를 했다. 최준용 혼자만 몰랐다. 최준용은 자신이 슛을 던진 후 동료들과 팬들이 환호를 하자 놀라워했다. 외제자동차 수상 기념 보드를 들고 포즈까지 취했다. 하지만 리플레이 영상을 보며 자신이 몰래카메라에 당한 사실을 알고, 기념 보드를 박살냈다. 모형 외제자동차가 최준용의 선물이라며 코트로 들어왔는데, 이마저도 실제 선물이 아니자 최준용은 모형차라도 달라며 떼를 썼다.

최준용은 동료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에 코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물질적으로 얻은 건 없었지만, 이번 올스타전으로 팬들의 사랑은 많이 얻었을 듯 하다.

잠실학생=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