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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G에서 더욱 빛난 류중일의 선수 관리

삼성 라이온즈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다시한번 류중일 감독의 통솔력이 빛을 발했다.

10개팀으로 늘어 휴식 기간 없이 매주 6경기씩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긴 장정 속에서 삼성이 흔들림없이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즌 전체를 보고 팀을 운영한 류 감독의 선수 관리가 큰 역할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류 감독의 선수 관리가 있었기에 올시즌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큰 삼성이기에 주전들의 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란 것.

류 감독은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충분한 기간을 줘 완벽하게 나아서 오도록 한다. 감독이면 당연히 더 잘하는 선수를 경기에 기용하고 싶고 승리를 위해 아픈 선수가 빨리 돌아오길 바란다. 그러나 류 감독은 참고 기다렸다. "하루, 이틀만 더 기다리면 아무 문제가 없을텐데 당장 1경기 이기자고 빨리 출전시키다가 무리가 돼 한달 이상 쉬게 되면 결국 팀이 손해"라는 생각을 가진 류 감독은 그 말을 직접 실천해왔다.

올시즌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둔 상황에서 다른 팀들이 에이스급 투수들을 불펜으로 기용하려고 할 때도 류 감독은 순리대로 갔다. 전반기 자신의 선발 등판이 끝난 선수들은 불펜 대기 없이 휴식을 취했다. 윤성환이 경산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흔쾌히 들어줬다. 경기수가 많아져 투수들의 체력 관리가 중요해진 것을 알고 굳이 무리시키지 않았다. 후반기 우천 취소로 인해 8월 9일부터 16일까지 8연전이 생기자 류 감독은 중간에 정인욱을 투입해 6선발 체제로 운영했다. 투수가 나흘 쉬고 던지는 것과 닷새 쉬고 던지는게 다르기 때문에 투수들에게 5일 휴식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정인욱이 등판한 14일 광주 KIA전에서 삼성은 1대13으로 패했지만 이후 4경기서 모두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승리를 따냈다.

몇몇 팀들이 스프링캠프를 가기전 체력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비활동 기간 동안 개인 훈련을 통해 얼마나 몸을 만들어왔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어느 팀은 그 결과에 따라 스프링캠프 참가 여부까지 결정하기도 한다.

허나 삼성은 그런 체력 테스트가 없다. 알아서 몸을 잘 만들어왔겠지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도 하지만 자칫 올 수 있는 선수 부상을 우려해서다. 류 감독은 "비활동기간에 몸을 열심히 만든 선수도 있지만 모자란 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테스트를 하면 선수들이 무리를 할 수 있고 그러다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면서 "선수가 부상을 입으면 결국 팀이 손해를 본다. 시즌을 치르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체력 테스트를 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류 감독은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루고 한국시리즈 5연패를 향한 출발을 하게됐다. 그런 가운데서도 선수들에게 당부한 첫 말이 몸 관리였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도 아파서 뛰지 못하면 팀에 아무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참고 기다린 인내가 결국 144경기의 긴 시즌의 승리자가 되게 만들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