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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에 1번타자 빠져도 굳건한, 이게 삼성이다

리드오프가 빠졌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에이스가 빠졌다고 휘청이지 않는다. 삼성 라이온즈의 모습이다.

삼성은 현재 에이스인 피가로와 1번 타자 구자욱이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다. 피가로는 지난달 25일 어깨 피로로 인해 한차례 1군에서 빠졌고, 5일 대구 KIA전서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여전히 어깨쪽이 좋지 않다는 본인의 설명에 다시 1군에서 제외됐다. 피가로가 빠진 것이 물론 삼성에 타격을 주기는 한다. 피가로 대신 나서야할 선발이 피가로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실력을 가진 투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피가로는 올시즌 24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53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퀄리티스타트가 17차례로 가장 많다. 그만큼 선발투수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머지 4명의 선발이 굳건하기에 피가로의 부재를 상쇄할 수 있다. 윤성환은 14승을 거두면서 확실한 토종 에이스의 위엄을 보였고, 클로이드와 차우찬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원삼은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후반기에 좋은 피칭으로 살아났다. 지난 6일 대구 KIA전서도 7이닝 동안 3안타 3실점(1자책)의 좋은 모습으로 팀의 2연패를 끊어냈다. 피가로가 빠진 상황에서 대체 선발은 정인욱이 될 듯. 최근 중간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류 감독의 믿음을 올리고 있다.

구자욱의 구멍이 더 커보였다. 지난 30일 LG전서 발을 다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구자욱은 옆구리 통증까지 겹치며 지난 3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삼성은 1번 자리에 나선 타자들이 제몫을 못하며 힘들게 시즌을 치르다가 구자욱이 1번을 맡은 이후 확실하게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구자욱은 타율 3할4푼8리로 타격 6위에 올라있는 팀내 리딩히터.

구자욱이 빠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를 박한이가 잘 막아주고 있다. 박한이는 구자욱이 빠진 이후 1일 NC전부터 1번타자로 출격했다. 6일 KIA전까지 6경기서 타율 3할4리(23타수 7안타)에 2홈런, 8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4할2푼9리로 채태인(0.545)에 이어 팀내 2위였다.

박한이가 1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삼성은 지난주 2위 NC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등 4승2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사실 삼성은 베스트 멤버가 모두 1군에서 모인 적이 별로 없었다. 채태인과 박한이가 부상으로 길게 빠지기도 하는 등 많은 선수들이 2군을 들락날락했다. 그런데도 삼성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주축 선수 몇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에이스와 1번타자가 빠진 상황에서도 삼성은 불안해보이지 않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