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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도대체 누가 1선발이야?

삼성 도대체 누가 1선발이야?



삼성 라이온즈와 붙는 상대팀들이 삼성의 선발 예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아마도 '쉬운 투수가 없다'일 것이다. 실제로 누가 나오든 쉽게 이길 수 있다라든가 해볼만 하다라고 생각할 투수가 없다.

삼성의 선발 모두가 마치 1선발 같은 느낌이다. 삼성은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국내 삼총사에 피가로와 클로이드 등 외국인 투수 2명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다. 두산의 니퍼트나 KIA의 양현종, SK 김광현 등 대부분의 팀들은 확실한 에이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4,5선발을 놓고는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1선발과 4,5선발의 실력차가 크다. 그런데 삼성 선발진은 누가 1선발이고 누가 5선발인지 정확히 구분하기 힘들다. 기록들이 모두 좋다.

윤성환은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하고 있다. 다승 공동 선두에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28개) 공동 2위다. 피가로도 4경기 모두 QS를 기록했다. 2승1패, 평균자책점 2.42. 클로이드도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고 있고, 등에 담 증세로 1차례 선발을 걸렀던 장원삼이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93이다. 배영수가 빠진 5선발로 들어온 차우찬도 4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91을 올렸다.

이들 5명이 선발등판한 18경기서 거둔 QS가 무려 15번이나 된다. 이들의 장점은 볼넷이 별로 없다는 점. 윤성환은 겨우 1개 뿐이고 클로이드도 3개만 내줬다. 가장 많은 투수가 7개를 내준 피가로와 장원삼이다. 상대의 뛰는 야구를 막는 능력도 탁월하다. 윤성환과 피가로는 도루를 1번만 내주고 2번은 잡아냈다. 차우찬과 장원삼은 두번 허용에 한번 저지를 했고, 클로이드는 아예 도루 시도 자체가 없었다. 이지영 진갑용 등 포수들의 송구도 좋지만 도루 시도 수가 많지 않다는것은 그만큼 주자견제 능력이 좋아 상대가 도루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제구력이 좋아 볼넷이 별로 없는데다 주자 견제능력까지 있다보니 약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모두 1선발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니 누가 1선발이라고 내세울 필요가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5선발로 차우찬을 낙점했지만 그의 실력이 5선발급은 아니다"라면서 1∼5선발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최근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피가로-장원삼-윤성환-차우찬-클로이드로 조정했다. 이것이 1∼5선발의 순서는 아니다. 윤성환과 클로이드, 장원삼과 차우찬이 연달아 던져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를 띄워놓기 위한 이동이었다.

삼성은 최근 5연승 동안 승리투수가 모두 선발이었다. 강력한 선발 왕국. 삼성의 초반 러시를 이끈 주인공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