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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 '롯데 개막전, 꼭 던지고 싶다' [김 용의 돌직구]

1군 막내 kt 위즈의 운명을 짊어진 한 남자. 바로 크리스 옥스프링(38)이다. 옥스프링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kt도 선배 팀들과 충분히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옥스프링은 지난 2년간 정들었던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kt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양팀이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옥스프링의 심경도 매우 복잡할 듯. 그래서 물었다. 옥스프링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신생팀 kt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다.

▶아직 많은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그래서 팀 전체가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아직 완벽하게 파악된 것은 아니다. 신생팀이기 때문에 분명히 팀이 완성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선수들 성격도 모두 다르고 다양한 곳에서 모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정말 좋다. 선수단의 좋은 콤비네이션을 기대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서로 얘기를 많이 한다. 사소한 부분까지도 대화로 푼다. 한국야구는 특별한 매뉴얼이 없다. 상황상황마다 대하는게 다라야 한다. 다행히 동료 선수들 성격이 모두 좋다. 잘지내고 있다. 또, 국내 선수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나를 고참으로 대우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길 바란다. 동료들이 나에게 어떤 것이라도 물어오면 나는 친절히 가르쳐줄 것이다.

-롯데 얘기를 해보자. 롯데가 더 좋은 투수를 찾겠다고 당신과의 계약을 포기했다. 그 때 심경은 어땠나.

▶(옥스프링이 직접 사용한 단어를 소개한다.) Shocked, Upset, Amazed. 정말 놀라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나는 롯데에서 잘했다. 그리고 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재계약 포기 소식을 듣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했다. 다행히 kt에서 기회를 줘 고마운 마음 뿐이다.

-공교롭게도 개막전 상대가 롯데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개막전에 나가고 싶나. 솔직히 얘기해달라.

▶(단호한 어투로) 무조건 나가고 싶다. 롯데에서 내 나이, 그리고 능력 때문에 믿음을 가지지 못했다고 하는데,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당신을 사랑해준 롯데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롯데팬들은 야구 이해도가 높다. 열정도 훌륭하다. 선수들을 존중해준다. 부산팬들과 함께한 시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언제든지 다시 만나면 인사하자. 사인도 열심히 해드리겠다. 개막전에 꼭 만나자.

-그런데 많은 나이로 인한 구위, 체력 저하 등을 걱정하는 시선이 많기는 하다.

▶나도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프시즌 동안 더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시즌 30~35번 정도 선발로 등판할 것 같다. 매사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현재 kt에서 최고 스타 선수다. 한국팬들이 당신을 매우 좋아한다. 한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야구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다. 사람들이 나를 잘 알아봐준다. 신문, TV에 내가 자주 나온다. 유명세를 좋아한다. 솔직히 한국에서 코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가족과 떨어져있느 점 등이 걸리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 동료들이 잘못된 길을 가면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걸 즐기는 성격이다.

-한국에서 당신이 '옥춘이'로 불리우는 것을 알고있나.

▶당연히 안다. (옥스프링은 한글 옥에 한자 춘이 스프링(Spring) 봄을 의미하는 것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 너무 좋다.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 최종 목표를 얘기해달라.

▶투수라면 누구나 승리를 쌓고, 삼진을 잡고 싶어 한다. 하지만 승리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게 아니다. 또 나는 삼진 잡는 유형의 투수도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37승을 기록했으니 50승은 꼭 채우고 싶다. 또, 지난해 기복이 조금 있엇는데 올해는 꾸준함이 목표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