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직접 지켜본 kt 외국인 투수 3총사 실전은?

막내구단 kt 위즈의 운명, 이 3명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외국인 투수 3총사 크리스 옥스프링, 필 어윈, 앤디 시스코다. 이 3명의 실전 투구를 한꺼번에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kt는 24일 일본 휴가 오쿠라가하마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드이글스 2군과의 경기에 이 선수들을 모두 등판시켰다. 어윈이 선발, 그리고 시스코와 옥스프링이 나와 각각 2이닝씩을 소화했다. 이들의 실전 투구를 지켜본 기자의 분석이다.

▶어윈, 폼이 매우 예쁜 투수

어윈은 알려진대로 제구 위주의 투수였다. 우완 오버핸드스로 투수로 교과서적이라고 하면 딱 맞을 아주 예쁜 투구폼을 갖고 있었다. 투구폼에 전혀 무리가 없었고 부드럽게, 쉽게 공을 뿌렸다. 그리고 직구와 커브를 주로 던졌는데,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의 폼 차이가 없어 타자 입장에서는 공략시 애를 먹을 듯.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리지 않고 매우 일정해 갑자기 제구에 애를 먹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레이트 양쪽 구석구석으로 찌르는 직구 제구가 좋았다.

다만 아직은 100%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 직구 구속이 130㎞ 후반대에 그쳤다. 컨택트 능력이 좋은 일본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본인 말로는 70~80% 정도의 힘으로 던졌다고 한다. 베스트 컨디션이 되면 구속이 140㎞ 초중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주자가 나갔을 때 좋았던 제구가 살짝 흔들리며 2회 실점을 허용했다. 이 부분은 추후 연습경기를 통해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시스코, 의외의 대박 조짐

시스코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무대 시험을 잘 통과해 어렵게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스. 일단 본인 스스로 열의가 넘치고 의욕도 좋아보였다.

시스코의 가장 큰 강점은 큰 키. 무려 2m8이다. 여기서 완벽한 오버핸드스로로 공을 찍어내린다면 무섭겠지만, 시스코는 팔을 약간 떨어뜨려 쓰리쿼터 형식으로 공을 던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의 장신 왼손 투수 랜디 존슨의 피칭 궤적을 연상하면 될 듯. 그래도 타점이 높아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국내무대에서 이런 유형의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시즌 초반 생소함을 무기로 삼을 수 있을 만 하다.

직구 구속도 훌륭했다. 140㎞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힘도 있었다. 다만, 제구가 매우 안정된 스타일은 아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어떤 대응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옥스프링, 구관이 명관

"옥스프링은 정말 경기를 잘 풀어나가더라."

이 한 마디면 모든 설명이 되지 않을까. 이날 경기 옥스프링의 투구를 지켜본 kt 조범현 감독의 평가였다.

확실히 급이 달랐다. 여유가 느껴질 정도였다. 5회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를 한 옥스프링은 6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선두타자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플라이 타구로 처리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내야안타가 나왔는데 위기 상황서 마지막 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를 찍었고, 주무기인 너클볼도 시험했다. 너클볼을 본 일본 타자는 깜짝 놀라 허무하게 헛스윙을 하기도 했다. 물론, 같은 팀 신인 포수 안중열도 놀래켰지만 말이다.

휴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