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은 해야되니까…."
허 재 감독의 전격 사퇴 소식. 전주 KCC 이지스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슬프게 한 소식이다. 특히, 허 감독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코치진 입장은 더욱 가시방석이다. 하지만 프로는 자신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곧바로 고양 오리온스와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감독이 떠났다고 맥 없는 경기를 보이면 프로의 자격이 없다. 그래서 추승균 감독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추 감독대행과 연락이 닿았다. 목소리와 말투에서도 경황이 없고, 큰 부담을 느끼고 있음이 느껴졌다. 추 감독대행은 "감독님께서 이런 선택을 하실거라고 옆에서 모시면서도 전혀 눈치 채지를 못했다. 그래서 더 당황했고 많이 부담스럽다"라고 첫마디를 했다. 이어 "일이 이렇게 됐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래도 시합은 해야하니까…"라며 말끝을 잊지 못했다.
추 감독대행은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나. 지금 내 할 일은 선수들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것이다. 그게 첫 번째다. 그리고 그 다음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 그동안 성적이 안좋았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선수단 관리에 우선 신경을 쓰겠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KCC가 차기 감독 후보로 추 감독대행을 점찍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구단 수뇌부와 허 재 전 감독까지도 인정하고 추진해온 부분이다. 그래서라도 추 감독대행은 남은 경기 더 끈끈한 팀을 만들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