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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섭 어디에? LG 마무리 캠프 명단의 비밀은?

"어라, 임지섭이 빠졌네."

프로야구 각 구단들의 마무리 훈련이 한창이다. LG, KIA, SK, 넥센, 두산이 일본에 캠프를 차렸다. 따뜻한 국내 남쪽 지방에서도 훈련이 한창이다. NC가 홈인 마산구장에서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했다. 한화는 제주도에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마무리 훈련 개념은 아니지만 막내구단 KT도 남해에서 맹훈련 중이다.

보통 마무리 훈련에는 한 시즌 동안 고생한 베테랑 선수들이 명단에서 빠진다. 마무리 훈련의 가장 큰 목적은 젊은 선수들, 그리고 팀 내 유망주들이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리게 하는 것이다. 11월 약 한 달간 개인 기량을 끌어올려야 1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주전급 선수들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마무리 훈련을 충실히 해야 팀의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전체적인 전력이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에 감독들은 마무리 훈련데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LG의 마무리 훈련 참가 선수 명단을 보면 의구심이 든다. 팀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인급 선수들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포지션 불균형이 심하다. 야수들의 이름은 눈에 띈다.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힌 외야수 배병옥을 비롯해 2, 3, 4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은 장준원, 양석환, 류형우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차지명에서 LG의 선택을 받으며 화제과 된 강속구 좌완투수 임지섭 등 신인 투수들이 모두 빠졌다. 임지섭 뿐 아니라 2차 6, 8, 9라운드에 뽑힌 유망주들인 진재혁, 오세민, 김정택도 마찬가지다. 아마추어 유니폼을 벗은 투수들이 프로에 적응하려면 되도록 많은 공을 던지는게 좋다는 의견이 일반적. 하지만 LG 코칭스태프의 생각은 달랐다.

LG 코칭스태프는 회의를 통해 신인 투수들을 일부러 마무리 훈련에서 제외했다. 프로에 입단해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힘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게 문제다. 프로에 지명될 정도면 아마추어 무대에서 많은 공을 뿌린 선수들이다. 때문에 무리하게 공을 던졌다가는 어깨와 팔꿈치 등에 무리가 갈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프로와 아마추어의 격차가 커지며 신인 선수들이 당장 프로에서 통하기 힘들다는 전제에, 선수들이 천천히 프로용으로 몸을 만드는게 낫다는게 LG쪽의 판단이다.

이형종이 빠진 것도 비슷한 개념이다. 이번 시즌 같이 복귀한 정찬헌은 1군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등 어느정도 연착륙에 성공했다. 때문에 이번 마무리 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아직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한 이형종도 더욱 차분히 몸을 만들라는 차원에서 잔류조에 편성했다.

또 하나, 사연이 있는 선수는 외야수 정의윤이다. 올시즌 1군에서 활약한 야수 중 이번 캠프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이병규(7번) 김용의 문선재 정도다. 이병규는 시즌 초 부상 후유증으로 제 역할을 못했고 김용의와 문선재는 이제 막 1군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으며 올시즌 LG의 새로운 4번타자로 거듭난 정의윤까지 신인급 선수들과 함께 일본 고지에서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사실, 코칭스태프는 정의윤을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온천 훈련조로 편성했다. 이병규(9번) 봉중근 등 베테랑 선수들은 지난 5일 1주일 여정으로 일본 규슈로 떠났다. 그런데 정의윤이 마무리 훈련 참가를 자청했다고 한다. 이번 시즌 자신의 활약에 아직 만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 코칭스태프는 흔쾌히 정의윤의 합류를 허락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