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류제국, 15승 투수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이 달려있습니다."

LG 류제국. 그에게 2013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해가 돼버렸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LG 입단을 앞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돈만 밝히는 선수 이미지로 낙인이 찍혔다. 엄청난 고통 속에 마치 죄인처럼 LG 유니폼을 입었다. 여론이 비관적이다보니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도 드물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다 한들, 4년을 쉰 투수가 얼머나 좋은 공을 던지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6개월이 지난 시점. 이제 류제국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LG 유니폼을 입어줘 고맙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하다. 시즌 초반 쓰러져가는 LG에 혜성같이 등장해 무섭게 승수를 쌓아올리며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김기태 감독은 "류제국이 첫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낸 5월19일 잠실 KIA전이 터닝포인트였다"고 회상한다. 결국 LG는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류제국 개인도 11승2패 8할5푼7리의 승률로 승률왕 타이틀을 따냈다. 류제국은 4일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11년 프로생활 하며 처음 받아보는 상이다. 나에게는 MVP만큼 값진 상"이라고 말하며 감격스러워했다.

한국 데뷔 첫해 값진 성과를 이뤘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류제국의 목표는 LG의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는 것이다. 일단 구위만 놓고 본다면 내년 시즌 15승을 거두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문제는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다. 류제국은 올시즌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5일 휴식을 보장받으며 공을 던졌다. 하지만 진정한 에이스라면 화요일-일요일 등판, 다시 말해 4일을 쉬고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류제국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15승 목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겨울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비시즌 동안 확실히 몸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일단, 이번 겨울 훈련의 모토는 차분함이다. 급하게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내년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5일 팀 주축급 선수들과 함께 떠난 일본 온천 훈련도 이 일환이다. 뜨거운 온천탕 속에서 올시즌 쌓였던 피로를 풀고, 어떻게 내년 시즌 준비를 해야할지 구상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