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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출전, 첫 안타가 끝내기 안타, 김준태 스토리

살벌한 경쟁이 이어지는 프로무대. 프로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서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하는 선수, 그리고 안타 1개 제대로 때려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1군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그것도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면 이 선수는 얼마나 큰 행운을 누린 것일까. 롯데 신예 포수 김준태에게 2013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김준태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양팀이 3-3으로 맞서던 연장 10회말 2사 2, 3루 찬스서 LG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극적인 중전 끝내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준태가 친 땅볼 타구는 절묘하게도 2루 베이스를 통과했고 LG의 2루수와 유격수 모두 손을 뻗었지만 공을 잡아내지 못했다.

김준태는 이날 사직구장 그라운드에 서기 전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6라운드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지만 정식선수가 되지 못하는 비운을 맛봐야 했다. 롯데는 포수자원이 많다는 이유로 김준태와 정식계약을 맺지 않고 신고선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준태는 낙심하지 않고 차근차근 1군 데뷔를 위해 2군에서 준비를 했고, 올시즌을 앞두고 정식선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오랜 시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최근 강민호와 용덕한이 연달아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1군에 콜업됐다.

그렇게 1군 데뷔 기회가 찾아왔다. LG전 6회말 김사훈 타석에서 찬스가 나 대타 박준서가 나섰고, 7회초 대수비를 위해 포수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김준태는 "실수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렇게 실수 없이 경기를 치렀고 10회말 2사 2, 3루의 찬스가 왔다. 상대는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봉중근. 김준태는 "솔직히 칠 수 있을지 몰랐다. 커브나 슬라이더도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직구 하나만을 노렸다"고 밝혔다. 맞는 순간 땅볼이 될 줄 알았는데, 유격수와 2루수의 사이가 먼 것을 보고 안타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막상 첫 안타가 되고 나니 매우 뜻깊었다"고 첫 안타, 그리고 끝내기 안타의 소감을 밝혔다. 경기 종료 후 이어지는 인터뷰 내내 첫 안타 기념구를 손에 꼭 쥐고 있었던 김준태였다.

김준태는 경기 후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내가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인터뷰 도중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시즌이 얼마 안남았지만 열심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