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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대호-김태균 국제대회 성적보니 역시

이승엽-이대호-김태균이 한꺼번에 대표팀에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포 1루수가 대표팀에 3명이 뽑힌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

보통 대표팀엔 1루수를 2명 정도 뽑는다. 둘 다 중심타자라면 1명은 1루수, 1명은 지명타자로 기용한다. 3명을 뽑을 경우엔 1명은 어쩔 수 없이 벤치를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역대 한국 대표팀에서도 거포 1루수 3명이 한꺼번에 포함된 적은 없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는 이승엽과 이대호가 대표로 뽑혔다. 당시 김태균의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김태균은 그해 타율 3할2푼4리, 31홈런 92타점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그럼에도 당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승엽과 이대호만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효율성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엔트리가 24명뿐이어서 1루수를 3명이나 뽑을 수 없었던 한계도 있었다.

2006년과 2009년 WBC에도 거포 1루수는 2명이었다. 2006년엔 이승엽과 김태균, 2009년엔 김태균과 이대호가 뽑혔다.

그런데 왜 이번엔 3명이 모두 뽑혔을까. 이들의 국제대회 활약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다. 게다가 류중일 감독이 직접 이들의 국제대회 활약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로 많은 활약을 했다. 2006년 WBC와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코치로 참가했었다.

2006년 WBC에서는 이승엽이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이승엽이 날렸던 1라운드 일본전의 투런포는 지금도 한국이 일본전에 자신감을 갖게한 계기가 된 장면이다. 타율 3할3푼3리에 무려 5개의 홈런을 날렸다. 2009년 WBC에서는 김태균이 이승엽의 빈자리를 메웠다. 9경기서 타율 3할4푼5리에 3홈런 11타점의 고감도 방망이를 뽐냈다.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로부터 날렸던 장쾌한 홈런은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 이대호는 국제대회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타율 3할6푼에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타율 3할6푼8리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했다.

류중일 감독으로선 누구 한명을 빼기가 쉽지 않았을법 하다. 게다가 시즌 전에 치르는 대회라 누가 기대만큼 활약할지 모를 상황. 결국 류 감독은 3명을 모두 데려가기로 했다. 류 감독은 "세명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 가장 많다"면서 "1루수, 지명타자, 대타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어느 팀에 가도 경쟁을 할 필요없이 4번타자로 기용될 거포 3명은 신인 시절에나 하던 선발 경쟁을 해야할 처지가 됐고, 반면 류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고 한방이 있는 대타까지 준비시키는 최강의 공격력을 갖추게 됐다.

이들의 경쟁이 시너지효과를 낳아 이번대회에서 또한번의 신화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