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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윤석민 '공인구 충분히 적응됐다.'

"지금은 문제 없을 정도다."

WBC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떨어지는 최우선 과제는 공인구 적응이다.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쓰는 공인구와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인구이자 이번 WBC 공인구이기도 한 롤링스사의 공은 표면이 미끄럽다.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투수들은 실투를 할 수 있고, 야수들은 송구가 잘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대표선수들에게 WBC 공인구를 나눠줘 적응하도록 했다. 류현진과 김광현 봉중근이 빠진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야할 에이스 윤석민도 당연히 애리조나 KIA 캠프에 공인구를 가지고 갔다. 2009년 WBC에 출전했기에 4년 만에 만져보는 공인구. 그래도 경험이 있으니 괜찮을 것이란 예상도 했지만 윤석민은 "처음 만졌을 때는 4년 전에도 이렇게 미끄러웠나 싶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4년간 한국 공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계속 던지다보니 이젠 충분히 적응이 됐다. 지금은 문제없을 정도다"고 했다.

윤석민에게 이번 WBC는 큰 의미를 갖는다.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그동안 류현진 김광현 등 여러 에이스군에 함께 있었던 윤석민은 이들의 이탈로 이번 대회에선 혼자 에이스의 역할을 하게 됐다. 게다가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상황.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으로선 이번 대회가 메이저리그 구단에 자신을 PR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오히려 쿨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노력만 쏟겠다는 것이다.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에 대해 "언론에서 그렇게 얘기해주시는 것에 개인적으로 감사하다. 부담감이 있긴 하다"며 "비시즌 기간에 대회가 열려 선수들 몸상태에 따라 투구 내용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나보다 더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부담 많이 갖지 않고 열심히만 하겠다"고 했다. 또 "FA지만 그동안 좋았던 모습과 안좋았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잘하면 좋지만 못해도 상관없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스이기에 상대의 전력분석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윤석민은 이 역시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전력분석도 중요하지만 100% 능력을 발휘해서 던지면 분석이 돼 있어도 자신있다"면서 "컨디션을 좋게하고 몸상태를 좋게해서 게임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윤석민의 모습에서 대회에 임하는 진지함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