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미리보는 결승전, 장원삼-셋츠 선발 맞대결 유력

삼성이 퉁이를 꺾고 아시아시리즈 결승에 진출하며 소프트뱅크에 설욕의 기회를 갖게 됐다. 삼성은 예선에서 0대9로 패했던 모습을 절대 다시 보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내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과연 어느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될까. 29일 대만 타이중 국제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소프트뱅크의 결승전을 미리 들여다보자.

▶장원삼-셋츠의 선발 맞대결

삼성은 일찌감치 결승전 선발로 좌완 장원삼을 예고했다. 아시아시리즈가 열리기 전부터 예상된 카드였다. 삼성은 매티스, 저마노 용병 2명이 고국으로 돌아갔고 차우찬, 윤성환이 부상으로 빠져 사실상 선발요원은 장원삼 1명 뿐이었다. 예선 1차전인 호주 퍼스전에 선발등판한 장원삼이 85개의 공만을 던지고 내려온 것도 결승전 투입을 위해서였다. 퍼스전 이후 3일 밖에 쉬지 못했지만 장원삼은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올시즌 마지막 경기다.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시리즈부터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그리고 아시아시리즈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소프트뱅크의 선발은 우완 셋츠 타다시가 유력하다. 2009년 소프트뱅크에 입단, 퍼시픽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중간계투상을 휩쓴 셋츠는 올시즌 선발로 전환, 14승8패를 기록하며 막강 소프트뱅크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승을 거둔 용병 다승왕 데니스 훌톤과 원투펀치 와다 츠요시, 스기우치 도시야가 빠진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 카드다. 일본시리즈가 지난주 끝났기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투수진을 정규시즌 처럼 운영하고 있는데 셋츠가 아직까지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의 결승전 등판을 의미하는 것이다.

셋츠는 강력한 직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는 투수로 지난 15일 열린 주니치와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2패 후 팀에 첫 승을 안겨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외모도 수려해 일본 내에서 인기가 매우 많다.

▶더이상 도루 허용은 없다

이번 결승전은 허무하게 끝난 예선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예선전에는 삼성 투수진이 1.5군이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결승전에는 모든 주축 투수들을 총동원 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뱅크의 빠른 발을 어떻게 막느냐는 것이다. 삼성은 예선에서 소프트뱅크에 7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류 감독과 선수들은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류 감독은 "주축 투수들은 모두 퀵모션에 대한 준비가 잘돼있다. 절대 쉽게 도루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마무리 오승환 역시 "퀵모션을 조금만 신경쓴다면 예선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소프트뱅크 주자들을 묶는데 성공한다면 경기가 팽팽하게 흐를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뱅크의 마운드가 좋다고 하지만 삼성의 필승불펜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럽다. 여기에 히든카드 정인욱이 있다. 류 감독은 "정인욱을 아껴둔 것이 결승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반 승기를 잡거나 장원삼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곧바로 정인욱이 투입된다.

타자들도 자신감에 차있다. 최형우는 퉁이전 결승 투런포를 때려낸 후 "일본전 대패는 컨디션의 문제였다. 일본 투수들이 그렇게 강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는 만큼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충분히 점수를 뽑아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모든 스포츠에서 한-일전은 실력 이외의 무언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상황상 객관적인 전력은 소프트뱅크가 조금 앞서는 것이 사실이나 삼성 선수들이 일본팀을 상대로 정신력을 발휘한다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법이다.

타오위앤(대만)=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