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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고 조성옥 감독 눈물로 떠나보낸 부산고 제자들

"클리블랜드 홈구장에 꼭 초대드리고 싶었는데…."

하늘도 제자들의 슬픈 마음을 알았는지 빗방울을 떨어뜨렸다. 그 빗방울 속에서 건장한 체구의 한 사내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1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비정사에서 고 조성옥 동의대 감독을 위한 영산재가 열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뛰고 있는 부산고 시절 제자 추신수는 지난 2009년 7월 지병으로 별세한 조 감독을 위해 영산재를 마련했다. 이날 영산재에는 추신수 외에도 부산고를 졸업해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 중인 롯데 장원준 손아섭 손용석 황성용 LG 김태군 SK 전병두 등이 모여 조 감독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래도 참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던 추신수는 추모사를 낭독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감독님이 돌아가신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내 휴대전화에 감독님 번호가 그대로 있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반갑게 받으실 것 같다"고 말한 추신수는 "꼭 클리블랜드 구장에 초대해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추신수는 이어 "이제는 감독님을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 하늘에서 편하게 제자들의 플레이를 지켜보셨으면 좋겠다. 감독님의 제자였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한국을 알리는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며 추모사를 마쳤다.

손아섭과 손용석도 조 감독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자다가도 '감독'이라는 말만 들어도 번쩍 깰만큼 무서우셨다. 훈련도 엄청나게 시키셨다. 하지만 그 때 갈고 닦았던 기초 때문에 프로선수가 될 수 있었다"며 "무뚝뚝하셨지만 알게모르게 제자들을 챙겨주시는 따뜻한 분이셨다"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