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손아섭 '그라운드에 서니 모든게 잊혀졌다'

"그라운드에 서니 모든게 잊혀졌습니다."

롯데 손아섭은 이번 가을을 잊고 싶어했다. 정규시즌 타율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기분 좋게 포스트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그에게 악몽이었다. 6-6으로 팽팽히 맞서던 9회말. 손아섭은 1사 만루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초구가 높게 들어오자 자신있게 스윙했다. 하지만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갔고 결과는 병살타였다. 롯데는 연장 승부 끝에 6대7로 패하며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 "1차전만 잡았으면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을텐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와 손아섭을 아프게 했다.

플레이오프 후 손아섭은 집이 있는 부산에 없었다. 광주, 서울 등지를 떠돌아다녔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야구를 머리속에서 잊고 싶었다"고 말했다.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를 단 한 순간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던 손아섭이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그라운드에 다시 서면서 다시 힘을 얻었다고 했다. 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작된 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손아섭은 "오랜만에 훈련을 해서 그런지 정말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운동장에서 뛰고, 공을 치고 하니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잊혀지더라"라고 고백했다. 평소 연습벌레라고 소문난 손아섭인 만큼 훈련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 것이다.

손아섭은 "물론 아쉬움은 남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다. 이제는 내년 시즌을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훈련에 열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겠나. 팀이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고 내년에는 타격 타이틀도 따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