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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공신' 공필성 수비코치, 2군 발령 왜?

"롯데 수비 정말 좋아졌다."

올해 롯데 야구를 지켜본 모든 이들이 꺼낸 말이었다.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빈약한 수비력으로 인식되던 팀. 물론 올시즌도 유일하게 세자리수인 106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전체 실책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팀 성적이 급상승한 후반기부터는 내외야에서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 플레이오프에서 SK와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벌일 수 있었던 것도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이어졌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공필성 수비코치가 있었다.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감독의 역할도, 피땀 흘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낸 선수들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선수들의 기본기를 다지는 것 부터 경기 중 세밀한 수비 시프트를 짜는 것 까지가 모두 공 코치의 몫이었다. 이런 공 코치가 내년 시즌부터는 2군 수비코치로 자리를 옮긴다. 불안했던 수비가 안정을 찾는 시기였기에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양승호 감독은 "올해 팀 수비가 어느정도 올라왔다. 공 코치의 역할이 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2군에 있는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와야 전체적인 팀 전력이 강해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2군 선수들의 기본기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공 코치"라는 선임의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공 코치의 건강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양 감독은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최근 건강도 많이 안좋아졌다고 하더라. 2군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공 코치는 "지난 몇년 간 수비가 약하다는 얘기는 계속 나오는데 팀은 승리를 위해 타격에 더욱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책임을 져야하는 수비코치로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올시즌을 돌이키며 "초반에는 조금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5월이 지나면서부터는 내가 봐도 수비가 좋아진 것을 느꼈다"며 자부심을 드러낸 공 코치는 "자신이 지도한 2군 선수가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때 지도자는 더 없는 보람을 느낀다. 이제는 내 역할이 바뀐만큼 2군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면 100%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