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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유연한 몸…어깨 통증 부른다'



만성적인 어깨 결림을 갖고 있는 웹 디자이너 서 모씨(28, 여). 얼마 전부터 어깨뼈도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다. 그리고 '과도 유연'이란 진단을 받았다. '몸이 유연하면 좋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진단명은 어깨의 견관절 불안정성. 의사는 과도하게 유연한 관절이 바로 어깨 통증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유연성과 어깨, 발목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일까. 결론적으로 몸이 유연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유연하면 좋은 거 아냐? 대답은 NO!

관절은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해 근육의 범위보다 움직임이 더 크면 근육에 무리가 생긴다. 근육이 힘을 못쓰고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허리나 무릎에도 디스크나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질환전문 서울척병원 관절센터 강진석 원장은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들은 어깨가 습관적으로 탈구되거나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또 어깨의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유연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근력의 양이 적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이 과도 유연 더 많아

내 관절이 얼마나 유연하지 알아보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손목을 안쪽으로 굴곡시켜서 엄지손가락의 끝이 아래팔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는지로 측정할 수 있다. 평균적인 성인은 손가락과 팔의 거리가 4~5cm 이상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또는 여성일수록 조금 더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거리가 2cm 이내이거나 아예 손가락이 붙는다면 과도한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습관적인 어깨 탈구와 만성적인 발목손상에 의한 인대의 약화는 과도 유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조직이 인대인데, 인대가 너무 잘 늘어나면 관절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어깨관절의 습관적 탈구 및 발목관절의 잦은 염좌(인대손상)가 발생한다. 때문에 치료 및 수술 전 유연성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근력 강화 운동 필요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들이 주로 겪는 통증 부위는 어깨와 목이다. 특히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무직,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단순히 스트레스성 어깨 결림으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 통증이 많은 이유는 관절 중 운동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견관절 불안정성'이라고 한다. 어깨를 누르고 팔을 위로 들 때 어깨에 통증이 있고, 팔로 공을 던지기 직전의 동작을 취할 때 어깨가 불안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이런 사람들은 외상으로 인한 어깨 탈구가 쉽게 발생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X-ray를 통해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아 인대가 늘어났다거나 근육이 뭉쳤다는 막연한 진단을 받고 병을 키우는 경우 또한 많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사용으로 인해 근막동통증후군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 또한 증상이 유사해 헷갈릴 수 있다. 때문에 유연성 검사를 비롯한 정확한 진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진석 원장은 "근육량은 빈약한데 유연성만 좋으면 관절에 무리가 발생하기 쉽다. 과도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