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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3루수 출전 이대호 방망이는 여전하네.

롯데 이대호가 올시즌 처음으로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그래도 그의 방망이는 변함없이 돌았고, LG의 강속구 투수 리즈도 이대호를 이겨낼 수 없었다.

이대호는 5일 부산 LG전서 4번-3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가 지킨 1루는 박종윤이 나섰고 3루수를 봤던 황재균이 유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양승호 감독은 "LG의 타격에 맞서기 위해 우리도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짰다"고 했다. 문규현의 왼쪽 팔꿈치가 좋지 않아 타격하기 힘들어 대신 타격감이 좋은 박종윤을 1루로 기용하고 홍성흔을 지명타자로 내다보니 이대호를 3루로 쓰게 된 것.

지난해 주로 3루수로 뛰었던 이대호는 올시즌 1루수로 37경기, 지명타자로 13경기에 나선 이대호는 3루수비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다. 지난 3일 양 감독이 언젠가 3루로 나설수도 있다는 말에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3루수용 글러브를 가져왔을 정도. 그래서인지 4회초엔 정성훈의 정면타구를 가랑이사이로 빠뜨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방망이는 여전했다. 1회말 1사 1,3루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리더니 4-3으로 쫓긴 5회말 무사 1루서는 리즈의 155㎞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쳐 빨랫줄같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시즌 15호 쐐기 투런포.

이날 경기로 이대호는 타격 6개부문을 휩쓸며 2년 연속 7관왕을 향한 힘찬 진군을 했다. 3타점을 추가한 이대호는 47타점으로 KIA의 이범호(46점)를 1점차로 앞서며 타점 1위로 올라섰다. 4타수 1안타로 타율 3할7푼2리를 기록해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병규(0.369)를 넘어서 타율 1위까지 올라섰다. 최다안타(68개), 장타율(0.667), 출루율(0.473)도 여전히 1위를 고수. 유일하게 남은 것이 득점이다. 이날 1득점으로 36득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LG 박용택(39득점)에 아직 3점 모자란다.

이대호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이나 욕심은 없다. 팀이 이기기 위해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6개 부문에서 1위라고 들었는데 1등 6개보다 우리팀이 1등하는게 중요하다."는 이대호는 "오늘은 팀의 연패를 끊고 이기는 경기에 보탬이 되는 기록을 해서 더 좋다"고 했다. 지난해 8월에 9경기 연속홈런을 치는 등 여름에 강한 모습을 보인 이대호는 올해도 마차가지 일 듯. "날씨가 더워지며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대호가 계속 3루수로 출전할까. 본인은 경기후 "3루는 내 자리가 아닌것 같았다"라며 3루수 복귀에 회의적인 반응을 했다. 양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양 감독은 "유격수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규현이 좋아지면 문규현이 유격수로 출전하고 이대호는 1루를 볼 것이다. 가끔 선수 교체를 하다가 3루를 볼 때는 있겠지만 그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직구장 3루측 팬들로선 지난해 7관왕을 한 이대호를 보는듯 했을 것 같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