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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민희진 오열한 이유…'하이브가 날 배신, 경영권 찬탈 NO'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당한 것에 해명했다.

민희진은 25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것과 관련해 상황을 설명하며 "저는 죄가 없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하이브에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며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관련해 지난 22일부터 민희진을 포함한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고, 25일 민희진 주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25일 민희진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긴급 기자회견을 연 민희진은 이날 캡모자를 쓰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나타나 "여러가지 의혹에 휘말리게 됐다. 하필이면 뉴진스 음반이 새로 나오는 일정과 겹치게 됐다. 어느정도 음반을 정리하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저는 프레임에 씌여졌다. 이미 마녀가 돼 있어서, 그 프레임을 벗겨내는 것이 제 숙제라 생각한다"며 입을 열었다.

또 "제가 보는 앵글과 하이브가 보는 앵글이 굉장히 다른 것 같다"라며 "당연히 저는 제 말이 맞다. 그런데 여러분은 다른 앵글이 있다는 것을 모르시기 때문에, 상황을 설명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민희진은 그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아일릿의 뉴진스 도용'이라고 맞서면서, '경영권 탈취 시도'라는 하이브 주장에도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라고 강하게 부인해 왔다.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이 지난달 선보인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음악적 특징이나 시각적 콘셉트 등을 따라 했다고 하이브에 문제 제기하자, 하이브가 자신을 해임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제가 표절했다는 얘기할 때 다들 '왜 딴 얘기를 하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꽤 있더라"며 "그런데 내용 전말을 들으면 아시겠지만, 저희에게 쌓였던 히스토리가 많다. 그간의 사연들로 벌여진 일들이다"고 했다.

▶"어도어를 빈껍데기로"…부대표 A씨와 왜 그런 대화를 나눴나

하이브는 이날 민희진과 어도어 부대표 A씨가 나눈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했다. A씨는 민 대표와 SM엔터테인먼트 재직 시절부터 수년간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한 인물로, 하이브 재무부서에서 기업설명(IR)을 담당하며 하이브 상장 업무 등을 수행하다 올해 초 어도어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민희진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A씨는 민 대표에게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며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매도청구권) O% 행사 엑시트", "어도어는 빈껍데기 됨, 권리침해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민대표님+하이브에서 어도어 사오는 플랜)",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계획을 순서대로 전했다. 이러한 계획과 함께 "이렇게 되면 옛날에 못 팔고 남겨놓은 O%가 다시 쓸모가 있어진다"라고 말했고, 이에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하이브가 공개한 민희진과 어도어 부대표 A씨 간의 대화록에 대해 민희진은 "부드러운 상황에서 대화도 있고 격양된 상황에서의 대화도 있는데, 본질과 다르게 카카오톡까지 사찰해서 하이브가 저를 죽이려고 한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심한 줄 몰랐다. 프레임에 맞춰서 캡처가 돼서 '얘는 이러니 이런 것'이라고 보더라. 프레임에 맞는 글귀들만 붙이면, 내가 얘기하는 별개의 다른 스토리가 생기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저도 월급사장이고 직장인이다. 직장인이 사수나 회사가 마음에 안 들면 푸념을 할 수 있지 않느냐, 저의 캐릭터나 저희 부대표 캐릭터를 보셔야 한다. 진지한 대화인지, 웃긴 대화인지, 감이 없지 않느냐.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경영권 탈취냐"라고 밝혔다.

A씨가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고 메모한 것에 대해서도 밝혔다. 민희진은 "그냥 메모한 것이다. 원래 메모를 잘 하는 사람이다"고 답했다. 또 A씨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는 하이브의 주장도 반박했다.

특히 A씨가 전날인 24일 '해당 워딩은 민희진이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밝힌 것에 "A씨가 너무 걱정하더라. 그렇게 압박하는데 어쩌겠느냐. 어제 저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하더라"고 하면서 "저는 대질심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메시지 대화가 노출되는 것에 불쾌함을 표했다. 특히 박지원 사장이 자신에게 '성공해서 복수해라'고 보낸 메시지를 짚으며 "난 복수를 생각한 적이 없는데, 박지원은 왜 복수를 생각했겠느냐. 자기가 봐도 부당하거든. 사실 이 카카오톡만 캡처해서 보면, 박지원이 경영권 탈취를 사주한 것이다"라며 "카카오톡 그렇게 하는 것은 개인 사찰이다. 고소할 것"이라고 손가락질했다.

▶갈등 깊어진 이유는 주주간 계약 재협상 문제

A씨와 나눈 이야기, A씨가 메모한 배경에는 '주주간 계약' 문제가 있었다고. 민희진은 "저와 A씨가 왜 이런 상상을 했냐면, 제가 하이브랑 이상한 계약을 맺었다. 그 계약에 모순이 있는데, 그게 노예계약처럼 걸려있다.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한다"라며 주주간 계약으로 '하이브를 나가고 싶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했다.

변호사도 "작년에 한 주주간 계약을 올초부터 재협상하고 있었다.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서 재협상을 하게 됐는데, 비밀유지의무가 있어서 자세하게는 말씀드릴 수 없다. 하이브가 동의해줘야 말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렵다"고 거들었다.

민희진은 A씨와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는 내용의 대화가 '농담'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A씨도 주주간 계약이 답답해서 카톡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게 어디 가당한 얘기겠느냐"라며 "그냥 상상해서 웃는 내용이다. 그러니 제 입장에서 지금 일이 희대의 촌극으로 느껴진다"라고 했다.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

외부 전문가에게 '경영권 탈취'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민희진은 "저는 경영 머리는 있지만, 경영대가 아니라 미대 출신이라 계약서 용어들이 숙지하기 어렵더라. 헷갈려서 원래 부대표였던 내 친구한테 계약서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하니, 걔가 세종을 소개시켜줬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외부에서 자문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황당한 마음을 표했다.

외부 투자자와 접촉했다는 주장에는 "하이브에 정확하게 요구한다. 제가 어떤 투자자를 만나, 어떤 투자를 받기로 했는지 가져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일릿이 데뷔했다는 점도 짚었다. 민희진은 "이 계약 때문에 압박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이브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일릿까지 뉴진스 카피해서 나온 것을 보고, 하이브에서 나를 버리겠다고 느껴지더라. 하이브와 협상하려면 이 계약서를 바꿔야 했다. 박지원만 믿고 싸인했다가 이꼴이 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제삼자 배정으로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도어는 재정 상태가 너무 좋다. 말이 안 되는 얘기3라, 굳이 반박 안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돈 때문에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말이 안 된다.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다. 지금 발표하면 안 되지만, 받은 것들이 더 있다. 제 입장에서는 그 의혹은 허위 사실이다. 말이 안 되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인센티브 50억 받은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는 주장도 바로 잡았다. 민희진은 "저는 50억이 아니라 20억을 받았다. 그리고 박지원이 10억을 받았다. 제가 받은 20억이 적은 게 아니라, 박지원이 10억 받았으면, 저는 더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지원은 적자냈지만, 저는 황무지에서 그들의 방해까지 받으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정정했다.

▶방탄소년단도 아일릿도 뉴진스를 따라 했다?…"업 망가뜨리는 일"

'방시혁이 방탄소년단을 만들 때 나를 베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에는 민희진은 "열심히 안 읽는 사람은 민희진은 모든 것을 다 베꼈다고 하더라.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아일릿의 뉴진스 도용'이라고 맞서온 것에 "저는 솔직히 뉴진스 죽이려고 하는 줄 알았다. 단순히 따라했다는 게 아니다. 우리의 유니크함이 기성화가 된다. 왜 그걸 안에서 하냐. 밖에서 해도 열받는데"라고 했다.

전체적인 스타일링, 오디션 포스터, 콘셉트, 안무 등 모두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민희진은 "빌리프랩 오디션 포스터랑 뉴진스 오디션 포스터의 톤앤매너가 같다. 그런 브랜딩을 카피한 것"이라며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각 잡고 찍은 것, 뉴진스 전에 그런 콘셉트는 없었다. 뉴진스가 그걸 두 번 하고 나니까 아일릿이 똑같이 했다. 사진 보면 구분도 안 된다. 왜 이런 것까지 따라하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아일릿을 비방하는 게 아니다. 아일릿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 어른들이 문제"라며 "모두가 다 생머리를 할 수 있지만, 제작 포뮬러 자체를 너무 모방했다"며 "제가 이걸 혐오하는 이유가 뭐냐면, 쉽게 누구 걸 따라해서 잘 되면 없는 애들이 더 좌절감에 빠진다. 있는 애들도 따라해서 잘 되는데, 뭐 하러 고민하냐 이렇게 된다. 그럼 다 뉴진스가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나쁘다. 이게 업을 망가뜨린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탄생 때부터 방시혁과 갈등

자신이 SM엔터테인먼트 퇴사부터 현재의 하이브 내홍까지 시간순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SM을 그만뒀을 때 여러가지 의혹이 있었다. 'SM이 배신했다, 하이브가 돈을 더 많이 줬다더라'고 하던데 저는 그냥 특이한 인간이다. 이수만씨가 저 어릴 때 영특하다고 잘봐주시고 기회도 주셨다. 저도 힘들었지만 참으면서 일했다. 그런데 나이 드시면서 저도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고, 저와 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쉬고 싶다니 쉬면서 공부하다가 와서 SM 사장하라고 하시더라. 감사했지만 사장이 목표가 아니라,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 아니기 ‹š문에 뜻이 안 맞아서 나오겠다고 했다. 사표수리를 오래 안 해주셔서 길게 끌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방시혁을 처음 만난 당시를 회상했다. "퇴사 이틀 만에 헤드헌터에게 연락왔고, 누군지 모르고 일주일 후에 만났는데 방시혁 님이시더라. 지금은 저한테 굉장히 적이지만, 그 당시에는 '민희진 월드를 건설해봐라'고 하셨다. 그래서 같이 일하면 시너지가 있겠구나 생각했고, 시혁 님이 말버릇처럼 '성덕됐다'고 해주셨다"고 떠올렸다.

걸그룹을 함께 만들게 된 배경에도 "시혁 님이 '걸그룹 자신 없으니 같이 일하자고 하더라. 빅히트 반, 민희진 반'이라며 저한테 전폭적으로 지지했었다"라며 "그때는 하이브가 없었고 빅히트라는 조직에 있었다. 저는 CBO로 들어갔었다. 빅히트는 BTS 때문에 여자 팬들이 많기 때문에, 여자그룹을 내면 자충수가 되니까 여자 레이블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더라. 그래서 본인이 친하고 여자 레이블을 사올 예정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연습생이 있으니 빨리 할 수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싫어서 싫다고 했는데, 시혁 님이 계속 제안주시고, 저도 이제 막 이직했으니 협조적으로 하고 싶었다. 원래 저는 처음부터 끝가지 제가 계획한 대로 헤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이견 다툼이 있었지만 최대한 맞춰야지라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또 "돈에 욕심이 있었으면 처음 레이블을 만들고, 제 자본을 태워서 시작하는 게 빠르다. 어느 바보가 그걸 알면서도 하겠느냐. 투자자들도 저에게 하자고 했는데, 어느정도 인프라가 있고 안정된 조직에서 일해야 저도 같이 일하는 식구들도 편할 것 같더라. 제 궁극적 목표는 돈을 많이 벌기 보다는,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뉴진스 멤버들이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이라는 것에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연습생 뽑는 과정부터 문제였다. 그래서 쏘스뮤직에 있었던 연습생이면 빨리 낼 수 있다고 봤는데, 그 중에서는 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은 민지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와 별개로, 이 과정에서 당시 쏘스뮤직 소속이었던 여자친구가 해체된 것이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도 했다. "여자친구 해체는 저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민희진은 "저는 쏘스뮤직이었던 적도 없고, 관여도 안 했다. 저는 남일에 관심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민희진은 "그 다음에 캐스팅을 해야 하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쏘스뮤직은 브랜딩이 잘 안 된 레이블이라, 그 레이블을 보고 연습생이 들어오기는 힘들다고 봤다. 하이브도 만들어지기 전이라서, 제가 오디션을 브랜딩했다. 오디션 브랜딩하는 경우가 잘 없는데, 그걸 보고 들어온 친구가 하니다. 이후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캐스팅을 따로 해서, 나머지 세 친구들이 들어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와 세 명이 새 걸그룹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민희진은 "그 셋 중에서도 제가 주도권이 있었다. 이미 '하입보이', '어텐션' 들고 있고, 작성된 기획서가 있었는데, 시혁 님이 그 콘셉트를 좋아하시지 않았다"라고 했다.

본격적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시기도 짚었다. 민희진은 "21년 6월인가 7월이었다. 그때 소성진 대표와 박지원 사장이 부임한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지원 님이 설익은 곳에 익숙해져야 하니까, 저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셨고, 저도 나쁜 사람이 아니라 생각해서 호의적으로 지냈다. 나이도 비슷해서 반말하고 그랬다"고 먼저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날 지원 님이 보자고 해서, 저와 성진 님까지 회의실에 모였다. 그런데 하이브에서 준비하던 걸그룹을 쏘스뮤직에서 먼저 내야할 것 같다더라. 그래서 왜 약속을 깨냐고 화냈다. 내 이름 팔아서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했고, '하이브 첫 번째'라는 것을 보고 연습생들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다. 저는 사쿠라, 김채원을 영입한지도 몰랐다. 양해도 엇이 자기들이 먼저 낸다고 하더라"고 돌이켰다.

"너무 황당해서 너네같은 양아치와 일 못하겠다. 나 회사 나가고, 나가서 기자회견하겠다는 저를 붙잡더라"는 민희진은 "그리고 멤버들 부모님들도 화난 상황에서 저만 나오면 나쁜 사람이 되니까, 그러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어도어를 만들고 얘네를 데리고 오려고 했다. 그랬더니 하이브 지분 100% 아니면 못 준다고 하더라. 쏘스뮤직은 자기네 지분 달라고해서, 하이브에서 위로금 20억 주고 저한테 팔았다"고 했다.

당시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어도어 만들 때도 3개월 언쟁해서 만들엇는데, 지분 싸움하면 또 6개월 넘게 걸리겠더라. 그런데 시기가 다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지분 100%를 동의하고 애들을 데리고 왔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서 출산한 것 같다고 한 말이 그냥 아니라, 진짜 그때 누가 제 배를 빵 찬 느낌으로 산고가 느껴졌었다"라고 밝혔다.

하이브의 홍보 방식도 문제삼았다. 민희진은 "르세라핌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 홍보하지 말라고 하더라. 민희진 걸그룹인 것처럼 착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말이 되냐고 했다. 그런데 진짜 사람들이 엄청 헷갈려했다. 민희진 걸그룹이 김채원, 사쿠라가 있는 팀으로. 시혁 님이 의도한 것이다"라며 "홍보를 못하게 하니까 내가 '유퀴즈' 나가서 말해야겠다 싶더라. 에어컨 사태도 억울하기도 하고. 그래서 방송이 11월이면 그때쯤엔 말해도 되냐니까 '전원 신인'이라는 말도 하지말라더라. 나중에 '유퀴즈'에서 무슨 얘기 했는지 검토하려고 했다"고 화를 냈다.

이를 두고 자신과 방시혁 의장이 다투고, 박지원 사장이 그 중간에 있었다고. 민희진은 "솔직히 이걸로 다툴 일이냐. 홍보하지 말라는 것도 비양심적인데, 매일 비상식적인 것을 요구했다"라며 "차별과 편견을 조장한다. 군대 축구하듯 병장한테만 골 몰아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방시혁 의장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혔다. "시혁 님이 뉴진스 만들면서 '에스파 밟으실 수 있죠?'라고 해서 어이가 없어서 하하라고 했다. 이것만 봐도 시혁 님과 저는 결이 안 맞다"라는 민희진은 "'디토'로 처음 핫100 오르고 나서 '축하한다, 즐거우세요?'라고 하더라. 즐거운데 왜 묻지? 싶어서 'ㅋㅋㅋ'이라고 답했다. 그러니 '왜 웃냐, 진짜 궁금해서 그런다'고 하더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처음 입사했을 때 말투와 달라졌다. 저희 사이 골이 깊어진 것이다"라고 했다.

▶주술 경영 정황? "하이브가 지긋지긋하게 굴어서"

이날 민희진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무속인은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했다는 메시지가 공개돼 충격을 가했다.

특히 민희진이 무속인에게 '방탄소년단 군대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말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서는 "저는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를 다녔다. 그러다 내 얘기라도 들으면 시원함이 풀릴까봐 그 의도로 무속인을 찾았고, 제 지인이다. 그러면 당연히 궁금한 것을 물어보지 않느냐. BTS 군대 가는 것 왜 물어봤냐면, 하이브가 지긋지긋하게 굴어서다. BTS가 하이브 에이스인데,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게 홍보포인트로 잡힐 것 같다는 마음이었다"라고 답했다.

▶하이브-민희진-뉴진스, 이제 어떻게 되나

민희진은 하이브로부터 업무 상 배임 혐의로 고발 당했다. 이에 대해서는 "저는 배임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고, 민희진 법률대리인 세종의 변호사도 "배임이라고 하면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한다. 저희가 보기에는 어떠한 행위도 의도를 했거나 실행에 착수한 행위는 전혀 없었다. 배임은 예비죄가 없지만, 사실 예비죄라는 것이 있는데, 예비죄 자체도 실현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나아가야된다. 그 정도가 돼야 하는데, 이번 건 같은 경우는 예비죄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민희진 또한 "사담을 갑자기 진지한 무언가로 포장해서 저를 매도하는 의도가 궁금하다. 제가 하이브를 배신했다고 하는데, 저는 거꾸로 하이브가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우리한테 고분고분하지 않지?'하면서 저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으로 느껴진다. 거꾸로 묻고 싶다. 엔터 업계 30년 역사상 2년 만에 이런 실적을 낸 사람이 없었다. 주주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찍어 누르는 게 배임아닌가, 저는 일을 잘한 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감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기자회견이 연 이날까지, 현 시점에서 하이브가 갑작스럽게 자신을 감사하는 것에 의아함도 나타냈다. 민희진은 "하이브는 뉴진스를 아끼는 것이 맞느냐. 내일이 새 음원 릴리즈인데, 월요일에 감사를 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급습하냐. 법인카드에서 안 나오니까 무당을 걸고 넘어졌다. 저 법인카드 보면 야근, 식대, 배달의 민족 이런 것 밖에 없다. 재무재표 다 보여줄 수 있다. 뉴진스 바이럴했다고도 하는데, 하나도 안 했고 업체를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는 다 알고 있었다. 경영권 탈취 소식을 듣고, 어떤 사안인지 파악하려고 했는데, 감사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언론에 공개되더라. 그리고 얼마나 야비하냐. 기자회견한다니까, 기자회견 하기 직전에 무당 얘기를 풀었다. 나와 여러분을 흔드려고 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뉴진스는 어떻게 되냐. 과연 뉴진스를 생각한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주총회 개최에는 "정해진 바 없다"라면서 하이브의 해임 요구에 대해서는 "너무 피곤하고 감정이 상한다. 경영권 찬탈에 관심 없다"며 뾰족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뉴진스와 관련된 전속 계약 파기 의혹에서는 "저 살길 생각하기도 바쁘다. 그런 이야기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방시혁 의장이 먼저 화해를 요구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는 "당연히 화해가 가능하다. 뉴진스를 생각하면 해야 한다. 처음 대화를 제안했으면 응했을 것이고, 이정도까지 일이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뉴진스의 컴백도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민희진은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없다. 예정대로 진행된다. 관심을 가져달라"며 현 사태에 대한 뉴진스 멤버들과 부모들의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민희진은 "애들이 저에게 전화해서 20분 동안 울더라. 어머님도 여론이 뒤집혀 희진 님을 화형하기 직전이니, 기자회견에서 쏘스뮤직이 이렇게 하고 하이브가 이렇게 했다고 얘기하라고 하시더라"며 "뉴진스와 저는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그 이상의 관계"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