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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민희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 받을까…'딸' 뉴진스도 잃을 위기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하이브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하이브는25일 자회사인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것과 관련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하이브는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했다.

이어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어도어 대표이사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며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감사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실제 민 대표와 어도어 부 대표 A씨가 나눈 메시지 캡처본도 공개했다. A씨는 민 대표와 SM엔터테인먼트 재직 시절부터 수년간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한 인물로, 하이브 재무부서에서 기업설명(IR)을 담당하며 하이브 상장 업무 등을 수행하다 올해 초 어도어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민희진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A씨는 민 대표에게 "이런 방법도 있어요"라며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매도청구권) O% 행사 엑시트", "어도어는 빈껍데기 됨, 권리침해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민대표님+하이브에서 어도어 사오는 플랜)",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계획을 순서대로 전했다.

이러한 계획과 함께 "이렇게 되면 옛날에 못 팔고 남겨놓은 O%가 다시 쓸모가 있어진다"라고 말했고, 이에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민 대표는 풋옵션을 가지고 있다. 풋옵션은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각에서는 하이브와 민 대표가 계약한 풋옵션 규모가 약 1000억 원대라고 추정했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이날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해당 혐의가 성립될 경우, 민 대표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뉴진스의 컴백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뉴진스는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고, 내달 24일 새 싱글 '하우 스위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5월에는 일본 정식 데뷔 싱글을 발매하고, 6월에는 일본 도쿄 돔에서 대규모 팬 미팅을 연다.

하이브는 "향후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케어와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뉴진스 멤버들과 민 대표가 강한 유대감을 가졌던 만큼, 멤버들의 향후 거취와 행보에 대한 궁금증도 큰 상황이다. 하이브는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조속히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민 대표가 멤버들을 데리고 하이브를 나갈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이번 내홍에 대해 "멀티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사건이 일단락 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들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아일릿의 뉴진스 도용'이라고 맞서면서, '경영권 탈취 시도'라는 하이브 주장에도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라고 강하게 부인해온 민 대표는 이날 강남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어도어 법률대리인 세종의 언론 대행사는 25일 "오늘 보도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어도어의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라며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직접 기자님들께 이번 상황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전달드릴 예정이다"라고 했다.

민 대표가 직접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뉴진스의 미디어 행사도 멀리해왔던 민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이 지난달 선보인 신인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음악적 특징이나 시각적 콘셉트 등을 따라 했다고 하이브에 문제 제기하자, 하이브가 자신을 해임하려 한다며 주장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며 "어도어와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비판한 바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