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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키퍼냐!' 셰필드전 승리에도 끓어오른 맨유 팬 분노게이지, 또 오나나 골키퍼 실수가 원흉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지만, 골키퍼가 아닌 건 확실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분노 게이지가 또 한계점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경기에 이겼음에도 성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또 목격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근 2부리그(챔피언십) 코벤트리 시티를 상대로 치른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에서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승리하면서 흠집이 난 자존심에 또 깊은 스크래치가 나 버렸다.

이번에도 맨유 팬들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만든 건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28)였다.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로 선제골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팬들은 '저건 골키퍼도 아니다'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맨유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EPL 29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사실상 강등이 확정된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해 4대2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유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6위를 지켰다. 유로파리그 출전 마지노선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다.

4골이나 넣고 승리했지만, 맨유 팬들은 이날 나온 한 장면 때문에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선발로 나온 골키퍼 오나나가 어이없는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강등이 유력한 리그 최하위 셰필드를 상대로 잠시나마 리드를 내주고 끌려가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팬들의 분노도 이해될 만 하다. 프로무대,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EPL에서 나왔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스타는 '맨유 팬들은 재앙과 같은 골을 상대에게 선물해준 오나나에 대해 골키퍼도 아니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나나의 실수는 0-0이던 전반 35분에 나왔다. 수비진이 오나나에게 패스한 공을 거칠게 터치하는 바람에 앞으로 튀었다. 셰필드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던 상황이었다. 당황한 오나나는 급하게 달려나가 왼쪽에 있는 수비수 디오고 달롯에게 패스했다.

하지만 이건 전혀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었다. 달롯이 패스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압박해 들어와 있던 셰필드 미드필더 제이든 보글이 공을 가로 채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어 오나나를 제치고 침착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맨유 홈구장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다행히 맨유 선수들은 곧바로 제 정신을 차렸다. 선제골을 내준 충격을 딛고, 7분 뒤 해리 매과이어가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은 1-1로 끝났다. 후반 5분 만에 셰필드에게 역전골을 내줬지만, 이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연속골과 라스무스 회이룬의 쐐기골이 터지며 결국 4대2로 재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후에 SNS상에는 골을 넣은 선수들에 대한 찬사보다 오나나 골키퍼에 대한 비난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한 팬은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하고 상대를 지배할 때마다, 오나나가 사고를 친다'며 한탄했다. 다른 팬은 '오나나가 뭐 하는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골키퍼가 아닌 건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골키퍼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비난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