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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면 안되는 존재' 천재는 운명?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이유 있는 극찬[고척 토크]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도영이는 나보다 약간 높은 선수다. 건드리면 안되는 존재다(웃음)."

KIA 타이거즈의 맏형 최형우(42)는 까마득한 후배 김도영(21)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리빙 레전드'다. 5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고, 골든글러브도 6개나 차지했다. 타점(1542개)과 2루타(490개)를 기록할 때마다 KBO리그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해 나아가고 있다. 프로 데뷔 후 긴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얻은 결실. '노력의 산증인'인 그는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멘토다. 모든 선수가 닮고 싶어 하는 존재.

그런데 최형우는 김도영에게 조언을 건네느냐는 물음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우성이는 한 번씩 해주는 편인데, (김)도영이는 나보다 약간 높은 선수다. 건드리면 안되는 존재"라고 껄껄 웃었다.

김도영은 타고난 스타다. 고교 졸업 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이종범의 재림', '5툴 플레이어'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데뷔 첫해 부진했으나, 2년차였던 지난해 두 달 넘는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 1군에 합류해 생애 첫 3할-100안타 시즌을 보내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3년차에 접어든 올해도 리그 개막 한 달여 만에 지난해 기록을 경신하면서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에 다가섰다.

하지만 김도영을 향한 최형우의 찬사는 이런 '겉모습' 때문 만은 아니었다.

올 시즌 김도영이 만들어내고 있는 홈런을 예로 꼽았다. 최형우는 "홈런은 포인트에 맞으면 당연히 넘어가긴 한다. 그런데 (김)도영이는 (다른 타자들의 홈런 히팅포인트 보다) 공 두 개 정도 뒤에서 맞추는데도 그걸 밀어서가 아니라 당겨서 넘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뒤에서 맞아도 힘, 순발력, 턴 모든 게 남들 보다 뛰어나니까 (홈런이) 나오는 것"이라며 "말이 안되는 선수다. 대단한 피지컬을 가진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도영은 "최근 타격감이 좋고 타석에서 공도 잘 보인다. 상대 투수 구종을 노리기 보다는 나만의 타격 존을 설정하고 타이밍 잡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타격 연습 때 감독님과 뜨는 타구를 생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오른손을 덜 쓰고 하체가 먼저 나가는 스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뷔 3년차에 접어든 올해. 김도영은 지난해 성과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데뷔 첫 해 자신에게 뒤따른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도 증명하고 있다. 나날이 성장하는 '천재타자'를 모두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