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4심 합의로 '볼스트라이크 판정 조작'이 이뤄진지 9일.
세계최초로 도입된 자동볼판정 시스템(ABS), 그 기념비적인 첫해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심판들이 저지른 참담한 행동이었다.
빠른 제도 보완이 이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3일부터 10개 구단에 AI의 볼, 스트라이크 콜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인이어)를 전달했다.
ABS의 콜은 심판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스트라이크는 남자 목소리, 볼은 여자 목소리로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에선 볼판정을 정확히 듣지 못한 심판들이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했다. 이로 인해 삼진이 볼카운트 2B2S가 되면서 NC 선발 이재학이 난타당하고, 삼성이 승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욱 큰 문제는 당시 심판조장이던 이민호 심판이 "치지직 거렸다는 소리 하지 말고 '볼'로 들었다고 하라"며 상황 은폐 및 조작을 시도했던 것. 하지만 파견 나온 KBO 직원의 확인에 의해 이 거짓말이 들통난데다, 현장 중계사의 마이크를 통해 이 같은 은폐 논의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KBO리그 역사상 첫 심판 계약해지라는 불명예스런 새 역사가 쓰여졌다.
각 구단 코치진은 ABS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확인을 요청할 수 있지만, '다음 투구 이전'이란 유효 시한이 있었다. 하지만 그간 태블릿 PC를 통해 전달되는 ABS 판정은 통상 투수의 다음공 1~2구 정도가 지나간 뒤에 전달돼 현실적으로 이의제기가 어려웠다.
KBO가 이날 각 구단에 ABS 콜을 주심-3루심과 함께 실시간으로 듣는 수신기를 배포한 이유다.
해당 수신기는 더그아웃내 구단 관계자 누구나 착용할 수 있다. 해당 수신기의 배터리는 5시간 정도 지속된다. 다만 KBO 규정상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인원은 한계가 있다. 더그아웃 인원수가 늘어나진 않았다.
때문에 팀마다 운영팀이나 홍보팀, 기록원, 코치진 등 수신기를 착용하는 인원이 다를 전망이다.
KBO는 구단의 확인 요청이 없어도 수신기 판정음과 실제 판정이 다를 경우 ABS 현장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 판정을 정정케 하기로 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