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포항 스틸러스와 김천 상무는 명실상부한 K리그1(1부) 1, 2위다.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포항은 울산 HD와의 개막전(0대1 패)에서 패전의 멍에를 안았을 뿐이다. 최근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질주하고 있다. 승점 16점, 선두다. 김천은 지난해에 이어 '승격팀의 돌풍'을 재연하고 있다. 그야말로 군팀 특유의 '수사불패' 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두려움이 없다. 상대가 누구든 일단 처절하게 부딪힌다. 광주FC와 함께 '유이'하게 무승부가 없다. 김천은 5승2패, 승점 15점으로 2위에 위치했다.
포항과 김천이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에서 맞닥뜨린다. 20일 오후 4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휘슬이 울린다. 두 팀 모두 2연승의 상승세다. 갈림길이다. 포항이 승리하며 1위 자리를 더 공고히 할 수 있다. 반면 김천이 웃으면 선두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사실 1, 2위 자리에서 두 팀이 충돌할 것이라고 예상한 시선은 없었다. 그만큼 올 시즌 초반 두 팀은 화두가 됐다.
분위기를 이끄는 그라운드의 두 주인공도 있다. 포항의 정재희, 김천의 김현욱이다. 정재희는 '태하드라마(박태하 감독)'의 주연, '추가시간의 사나이'로 우뚝섰다. 그는 지난달 17일 광주전(1대0 승)을 필두로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1도움)를 기록 중이다. 특히 4골이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순도 만점의 '득점쇼'였다.
김천의 캡틴 김현욱은 '침묵의 암살자'다. 5골을 쏟아부은 그는 개막 후 7경기 만에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김현욱은 1부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FC에 이어 2부인 전남 드래곤즈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1월 입대했다. 정정용 감독은 오는 7월 제대하는 김현욱이 2부를 평정할 것이라고 예고할 정도로 컨디션이 최고조다.
정재희와 김현욱 중 누가 또 터질지 관심이다. 포항은 김천의 1부 시절인 2022년 세 차례 맞닥뜨려 3전 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올 시즌 홈에서 2승1무, 김천은 원정에서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혈전이 예상된다.
'전설매치'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서울은 포항-김천전과 같은 시각 전북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지난 라운드에서 희비는 극과 극이었다. 서울은 '김기동 더비'에서 무너졌다. 서울의 새 사령탑인 김기동 감독은 상암벌에서 친정팀 포항에 2대4로 패했다. 시즌 2패째를 기록한 서울은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가 끊겼다. 승점 9점에 머물며 선두권 도약에 실패했다.
전북은 7경기 만에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광주를 상대로 2대1로 승리하며 3무3패 후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승점 6점으로 '꼴찌'에서도 탈출했다. 그러나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분위기는 재정비되지 않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하차한 후 새 감독이 결정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변수는 상대전적이다.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20경기 연속 무패(15승5무)를 기록 중이다. 2017년 7월 2일 1대2로 패배한 후 약 7년 가까이 지지 않았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 내년 아시아 대표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울산 HD는 이번 주말 경기가 없다. 24일 4강 2차전을 고려, 20일 예정된 광주전이 다음달 15일로 연기됐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0)와 최하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5)의 승점차는 5점에 불과하다. 그만큼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20일 오후 2시 열리는 수원FC(승점 9)와 제주, 21일 오후 2시와 오후 4시30분 각각 킥오프되는 강원(승점 9)과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9), 대구FC(승점 6)와 대전의 혈투는 모두 '승점 6점짜리' 정면 승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