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무더위가 시작됐다. 시기상 계절은 봄이지만, 체감 계절은 초여름에 가깝다. 지난 14일 서울의 낮 기온은 30도를 넘었고, 강원도 정선은 32.2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제품 구입에 지갑을 열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첫째 주 주말(6일~7일) 한강공원 등 벚꽃 축제 인근 편의점에서 차가운 음료 매출이 41.5%, 얼음 29.6%, 아이스크림이 23.8% 늘었다.
유통업계는 이런 점에 주목, 초여름 소비자 공략에 초점을 맞췄던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점보라면 4탄 '틈새비김면'을 선보인다. 여름철 인기 품목 팔도비빔면을 활용한 틈새비김면은 화끈한 매운맛의 틈새라면을 결합한 제품으로 여름철 메뉴에 가깝다. 점보라면 특유의 크기로 인해 이색적인 소비를 즐기는 MZ세대의 관심도 뜨겁다. 스쿨푸드는 시원한 육수와 상큼함을 강조한 '듬뿍야채 쫄쫄면'을 출시했다. 콩나물, 양배추, 오이 등의 야채의 식감을 강조한 제품으로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듬뿍야채 쫄쫄면은 2024년도 현재까지 스쿨푸드의 17개 면 메뉴 중 판매 점유율 33%를, 지난 3월 기준 스쿨푸드 전체 메뉴 중 주문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한촌설렁탕은 여름 시즌 메뉴인 '냉면 2종'을 예년보다 빠르게 선보였다. 풀무원식품은 가정간편식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전문점 별미 냉면 메뉴 2종으로 '회냉면', '칡냉면'을 출시했다.
식음료가 아닌 분야에서도 초여름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늘었다. G마켓과 지그재그 등에서는 4월 들어 여름철 의류 구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그재그의 최근 일주일(4월4일~4월10일) 동안 여름 의류 거래액은 직전 일주일 대비 122% 확대됐다. G마켓에서는 여름 의류 증가와 함께 여름 제품으로 분류되는 남성용·여성용 샌들 판매량이 각각 41%, 28%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찍 시작된 더위를 잡을 수 있는 제품과 음식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업계도 관련 제품 출시를 앞당기며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