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코리아컵 리뷰]오스마르 없는 '오스마르 더비' 승자는 서울, 황현수 결승골로 이랜드에 1-0 승리 '4라운드 진출'

[목동=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스마르 없는 오스마르 더비의 승자는 FC서울이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서울 이랜드와 FC서울이 17일 목동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를 치렀다. 역사상 두번째 '서울 더비'다. 두 팀은 2021년 당시 FA컵(현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 처음 만났다. 이랜드가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두번째 대결은 황현수의 결승골을 앞세운 서울이 1대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김포FC에 덜미를 잡히며 3라운드에서 탈락했던 서울은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서울 더비'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스페인 출신 외국인 오스마르다. 오스마르는 9년간 K리그 344경기에 출전하며 FC서울 역대 외국인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서울의 레전드'였다. 2023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오스마르는 팬들의 눈물 속 한국을 떠났다.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던 오스마르는 유력했던 말레이시아의 키다행을 포기하고, 수비 보강을 원하던 이랜드의 손을 잡았다. 이랜드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 서울을 상대하는 오스마르의 모습을 볼 수 있는만큼, 이번 '서울 더비'는 '오스마르 더비'로 일찌감치 눈길을 모았다.

오스마르는 "기분이 매우 이상하다. 경기 전 예전 동료들을 만나고 인사할 때 어떤 기분이 들 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10배, 100배로 증폭될 것이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쉽지 않은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곳은 우리의 홈이다. 이기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오스마르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오스마르를 뛰게 하려 했다. 본인도 엄청 뛰고 싶어 했다. 지난 번 경기에서 다쳐서 심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운동하다 또 다쳤다. 이번 주 경기도 안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오스마르가 빠졌다길래 (기)성용이도 빼버렸다"고 농을 던진 뒤 "축구라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다. 나도 가끔 조기에 나가보면 혼자서 수비하고 공격까지 할 수 없다. 밑에서 잡아서 연결해주면 앞쪽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오스마르가 빠진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김도균 감독은 "주로 못뛰었던 선수들이다. 이런 경기를 통해 리그에서 우리가 내보낼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선택했다"며 "모든 경기는 이기려고 준비한다. 서울도 거의 주전들을 벤치에 앉혔더라. 스타팅 멤버만 보면 크게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정도 차이는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후반 주력 선수들이 들어올때인데,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할지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기에 충분히 득점도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그동안 기회를 못얻었던 선수들을 일단 선발로 냈다. 바로 주말에 전북전이 있다. 야간 경기하고 토요일 낮경기를 하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이날 나선 선수들이 연습경기를 많이 했다. 잘했다. 기대를 하고 있다. 상황을 보면서 교체 멤버에는 그간 뛰었던 선수들을 내세웠다"고 했다.

이랜드는 3-4-3 카드를 꺼냈다. 김 결을 축으로 조영광과 차승현이 좌우에 섰다. 허리진에는 조동재-이상민-서재민-황태현이 자리했다. 스리백은 김민규 박창환 신세계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윤보상이 꼈다. 서울은 4-3-3으로 맞섰다. 윌리안-김신진-김경민이 스리톱을 구성했다. 허리진에는 한승규-시게히로-황도윤이 자리했다. 포백은 안재민-박성훈-황현수-김진야가 이뤘다. 골문은 최철원이 지켰다.

전반 이른 시간 서울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전반 4분 윌리안이 왼쪽을 돌파하며 중앙으로 볼을 건넸다. 김신진이 잡아 뒤로 내줬고, 황도윤이 좋은 위치에서 때린 슈팅이 떴다. 이후 중원에서 치고 받는 양상의 경기가 진행됐다. 서울이 볼을 점유했고, 이랜드가 강한 압박으로 맞섰다. 12분 이랜드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황태현이 낮은 크로스를 뿌렸다. 뒤로 흘렀고 오버래핑하던 조동재가 잡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최철원이 막아냈다.

이랜드에 변수가 생겼다. 이상민이 쓰러졌다. 32분 피터가 투입됐다. 37분 전반 가장 좋은 기회가 나왔다. 서울이 아쉬운 찬스를 놓쳤다. 김진야가 오버래핑해 올린 크로스가 굴절됐다. 흐른 볼이 한승규에게 흘렀고, 골문 바로 앞에서 슬리이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서울이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윌리안을 빼고 손승범을 넣었다. 이랜드가 먼저 슈팅을 날렸다. 후반 2분 신세계의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서울이 역습에 나섰다. 6분 손승범이 수비 한명을 제친 후 날린 오른발 슈팅이 윤보상 골키퍼에 막혔다. 10분 서울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손승범이 역습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랜드가 반격했다. 좌우에서 연이어 크로스를 시도했고, 흐른 볼을 신세계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서울은 손승범이 자리한 왼쪽을 통해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17분 서울이 선제골을 넣었다. 한승규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황현수가 멋진 헤더로 마무리했다. 황현수가 골맛을 본 것은 2020년 12월 멜버른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이랜드가 변화를 줬다. 18분 조동재 조영광 차승현을 빼고 박민서 박정인, 브루노 실바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22분 황도윤의 중거리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랜드는 24분 황태현을 빼고 오인표까지 가세했다.

서울이 26분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의 김경민에게 패스가 전달됐고,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에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빗나갔다. 30분 역습 상황에서 브루노 실바가 침투하던 오인표에게 찔러줬다. 오인표가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 맞고 나왔다. 이랜드의 공세가 계속됐다. 1분 뒤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피터가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서울이 35분 선수를 대거 바꿨다. 조영욱 강상우, 일류첸코, 팔로세비치를 넣었다.

이랜드가 좋은 찬스를 놓쳤다. 36분 브루노 실바가 오른쪽을 침투하며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다. 공은 뒤로 흘렀고 오버래핑하던 박민서에 걸렸다. 하지만 슈팅은 떴다. 40분에는 김결의 패스를 받은 박정인이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떴다. 이랜드의 막판 총공세가 이어졌다. 44분 오인표의 크로스가 중앙으로 향했다. 이랜드는 연이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서울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서울도 코너킥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랜드는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경기는 서울의 1대0 승리로 끝이 났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