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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안타가 3점포라니…64년 만에 신인 선수가 개막전 홈런, 사회인야구 출신 외야수의 거짓말같은 하루[민창기의 일본야구]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은 삐져나오기 마련이다.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 정규시즌 개막전.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신인 외야수 와타라이 류키(21)가 3점 홈런을 터트렸다. 프로 첫 안타가 개막전 역전승의 기폭제가 된 홈런이다.

우투좌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들어왔다. 고교졸업 후 프로 지명을 못 받아 사회인야구팀을 거쳐 꿈을 이뤘다. 일본프로야구 대다수 팀이 대졸 투수를 1지명하는데 요코하마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시범경기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6경기에서 53타수 23안타, 타율 4할3푼4리. 신인 선수가 타율, 안타 1위를 했다. 정식 데뷔를 앞둔 루키가 시범경기에서 타격왕에 오른 건 일본프로야구 사상 2번째다.

미우라 다이스케 요코하마 감독은 예고한 대로 와타라이를 개막전에 1번-우익수로 선발출전시켰다.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두터웠다. 이런 믿음은 곧바로 결과를 만들었다.

1회말 첫 타석. 히로시마 우완 선발 구리 아렌이 던진 초구 시속 126km 몸쪽 낮은 공에 헛스윙했다. 2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때려 2루수 땅볼.

0-3으로 뒤진 3회말, 하위 타선이 찬스를 만들었다. 선두타자 7번 야마모토 유다이가 중전안타를 치고, 8번 이시카미 다이키가 1루수쪽 내야안타로 나갔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와타라이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이번에도 상대 선발투수가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어왔다. 와타라이는 초구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이 공을 받아쳐 요코하마스타디움 오른쪽 펜스 너머 관중석으로 보냈다.

3-3 동점.

요코하마 구단 사상 64년 만에 나온 신인 선수 개막전 홈런이다. 일본프로야구 전체로는 1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와타라이는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찬스에서 내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타석에 들어갔다. 내가 생각했던 스윙을 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했다.

와타라이의 아버지도 프로 출신 야구인이다. 와타라이 히로부미 야쿠르트 스왈로즈 아카데미 감독이다. 그는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야쿠르트에 입단해 15년간 527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타율 2할4푼5리 173안타 9홈런 61타점 76득점을 올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홈런을 때린 건 이들 부자가 8번째라고 한다.

아버지는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막전에 선발로 나갔다. 부자가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한 건 역대 6번째다.

와타라이는 나머지 두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4타수 1안타 3타점.

요코하마는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야마토가 희생타를 쳐 결승점을 뽑았다. 기분 좋은 홈 개막전 4대3 역전승.

와타라이에게 29일 히로시마전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한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루키 사사키 šœ스케(24)는 한신 타이거즈와 개막전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프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