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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 사용했더니 뇌수막종 위험 5배 이상…어떤 약이길래?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특정 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은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 발병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영국 의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소개했는데, 제품명 '데포 프로베라(Depo-Provera)'로 알려진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medroxyprogesterone acetate)를 장기간 사용하면 뇌수막종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뇌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인 수막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보통은 암이 아니며 천천히 자라는 경우가 많지만 발생 위치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는 피임 목적으로 쓰며 폐경기 호르몬 치료제로도 사용하는 합성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제제다. 먹거나 근육에 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부작용은 자궁 출혈, 체중증가, 여드름, 혈전 등이 있으며, 폐경 후 여성에게 에스트로겐(estrogen)과 함께 사용하면 유방암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는 자연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합성 버전인 일부 프로게스토겐 유형이 종양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지만 피임약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영국 30세 여성 1만명 중 약 40명이 80세 이전에 뇌수막종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를 사용하면 수치가 1만명 중 약 2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

앞서 프랑스 국립의약품건강제품안전청 연구진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뇌수막종 수술을 받은 평균 연령 58세 여성 1만8061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피임 주사의 장기 사용(12개월 이상)은 뇌수막종 위험을 5.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피임 목적으로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를 자주 사용하는 국가(전 세계적으로 7400만 명 사용)에서는 잠재적으로 높은 수의 뇌수막종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아직 연관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지만 위험에 대한 증거는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을 이끈 카렌 노블 박사는 "이번 연구는 특정 프로게스토겐 치료법이 뇌수막종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다른 프로게스토겐 치료법이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입증했다"면서 "처방받기 전이나 도중에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