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00% 확률을 지켜냈다. 이제 한국 복귀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한 3번째 도전이다.
김연경은 26일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21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7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100% 확률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00% 확률을 깨고 역스윕(승승패패패) 패배를 당했던 흥국생명이지만, 트라우마를 반복하진 않았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다. 하루의 휴식 후 정규시즌 1위 현대건설을 만나는 입장. 아본단자 감독은 "행복하긴 한데. 이미 그런 감정은 다 끝났다. (머릿속으론)다음 경기를 준비중"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리그 시절에도 함께 했던 김연경이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새삼 36세 나이에도 건재한 에이스 김연경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혼자 힘으로 팀을 바꿔놓을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몇 안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연경은 "한국에 돌아온 뒤 챔피언결정전에 연속으로 나가고 있는데(우승이 없다)…또 한번의 기회가 왔다.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김연경과 양효진의 파이널 맞대결은 처음이다. 최근 몇년간 정상권을 유지해온 두 팀이지만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시즌에 잇따라 휘말리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고, 흥국생명은 GS칼텍스와 도로공사에 연달아 패했다.
김연경은 "오늘 경기 시작 전에 (양)효진이한테 연락이 왔다. '팬으로선 언니를 응원한다'던데, 아마 현대팀은 정관장을 응원한 것 같다"며 웃은 뒤 "빅매치다. 두 팀 모두 올시즌 처음부터 잘했으니까, 마지막에도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시즌 상대전적은 흥국생명이 4승2패로 앞섰다. 특히 5~6라운드에는 잇따라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플레이오프를 겪으면서 팀내 끈끈함이 더해졌다. 김연경도 "자신감은 우리 쪽이 더 크다. 1차전부터 상대를 압박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막판에)상대를 힘들게 하는 상황을 알아냈다는 생각은 든다. 그때 우리가 잘했던 작전들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서브, 그리고 반격 때의 공격력이 가장 중요하다. 수비와 블로킹이 좋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연속 득점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연경의 목소리는 무척 낮아져있었다. 윌로우와 레이나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의 사기 관리까지 맡고 있는 그다. 경기 내내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김연경은 "원래 내 목소리는 걸걸하다"면서도 "오늘 확실히 소리를 평소보다 더 많이 질렀다. 28일부터 또 질러야하니까, 이틀간 목관리차 침묵을 유지하겠다"며 웃었다.
"윌로우가 온 뒤로 우리가 진 적이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지면 더 다운되더라. 레이나와도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승리하려면 좌우 공격수들이 힘을 내줘야하니까."
이날 아본단자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채찍질보단 당근을 주는게 더 잘맞는 것 같다. 직설적인 지적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대화하면 더 도움이 되더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정작 김연경은 "우리끼리 얘기하는 시간을 좀더 많이 가진 것 같긴 하다. 오늘 우리가 잘해서 그런지, (감독님의 마음씀이)확 느껴지진 않는다"며 웃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오는 28일 오후 7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챔피언결정전은 총 5전3선승제다.
인천삼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